▶이달의 한국시단

[문학의 문학](2009.겨울호)서지월 시-'에밀레의 노래'외1편

아미산월 2010. 2. 23. 08:49

[문학의 문학](2009.겨울호)서지월 시-'에밀레의 노래'외1편


에밀레의 노래


서 지 월


서라벌 깊은 밤에 솥뚜껑이 우는구나
에밀레 ㅡ, 에밀레 ㅡ
어미의 간장이 녹아서 발목없는 귀신 천리를 가듯
하늘엔 달이야 하나인데
부뚜막 위의 솥뚜껑, 부엌문 열고 나와서
눈물 흘리는 달빛 사이로 찢어진
천갈래 만갈래의 풀벌레 울음소리
찌르르 찌르르 문살을 훑고
누가 이 밤중 홀로 깨어 길을 가는가
부엌 아궁이 재도 사그라진 밤
솥뚜껑 저만이 허기진 배 움켜쥐고서
에밀레 ㅡ, 에밀레 ㅡ
토함산 그늘 아래 누가 만파식적 불어제껴
동해의 차운 물 뎊혀 끌어올 수 있을까
어미는 절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 밤
형체없는 아기가 부뚜막 위에 걸터앉아
솥뚜껑 잡고 우는구나
애끓는 쇳물 속으로 들어간 아기가
오늘밤은 어미없는 부엌에 찾아와
밥달라고 울어쌓는구나 

 

 

초승달


서 지 월


달아 달아
반쪽도 되지 않는 달아
내 손톱 떨어져나가
달이 된 것아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금간 물바가지 같이
달아 달아 초승달아
네 님은 지붕 위 새하얀 박꽃이랬지

지금은 그 박꽃마저 온대간데 없는데
내 어머니 비녀 끝에
어려오던 것아

 

 

 

<약력>

 

• 1955년, 고주몽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출생.
•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시가 당선 되어 등단.
• 제3회 대구시인협회상 및 중국「장백산문학상」등 수상.
•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江물과 빨랫줄』,『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백도라지꽃의 노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 있음.
• 대구시인학교, 한중문예창작대학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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