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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예](2010, 봄호)서지월 시-'갓바위 부처님'

아미산월 2010. 1. 26. 02:21

[불교문예](2010, 봄호)서지월 시-'갓바위 부처님'


갓바위 부처님


서 지 월


조선시대 선비 유림들이
쓰고 다니던 갓을
팔공산 정상 부처님께서
인간세상 굽어보시며 쓰고 앉아계시니
이 또한 예사가 아닐진데
너무 공부를 가까이 하지 않는
중생들 깨우치려 함이렷다


굽어 살피옵소서, 굽어 살피옵소서
신발이 닳도록 산길 뻔질나게
거슬러 올라 무릎 닳도록
자꾸 절만 할 게 아니라
인간 근본심성 잘 닦는 수양이
머릿속에 담는 책 읽는 공부가
그 중 최상이고 보면
그게 향나무의 향내음처럼 풍겨
두루 세상이 평안할진데


소원성취라는 게 개인 이기심과
사리사욕에 잘못 물들어 있음을 알고서
108배니 3천배나 하는
허튼 수작 하는 게 아닌가 말일세


전혀 말 없어시지만 갓바위 부처님
오랜 세월 이겨내시며 이 땅의
모든 중생들이나 모든 풀포기들
제 생김새 있듯이 놓일 자리 잘 놓이고
그 생김새 따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썩지 않고
잘 자라게 해 달라는 이 말밖에는
다른 할 말 없나이다

 

 


<약력>


▲1955년, 대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과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출생.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 되어 등단. 
▲1993년, 제3회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1999년,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주관「정문문학상」수상.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수상.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1988, 나남출판사),『江물과 빨랫줄』(1989, 문학사상사),『가난한 꽃』(1993, 도서출판 전망),『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백도라지꽃의 노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 있음.
▲한중문예창작대학,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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