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예](2010, 봄호)서지월 시-'갓바위 부처님'
갓바위 부처님
서 지 월
조선시대 선비 유림들이 쓰고 다니던 갓을 팔공산 정상 부처님께서 인간세상 굽어보시며 쓰고 앉아계시니 이 또한 예사가 아닐진데 너무 공부를 가까이 하지 않는 중생들 깨우치려 함이렷다
굽어 살피옵소서, 굽어 살피옵소서 신발이 닳도록 산길 뻔질나게 거슬러 올라 무릎 닳도록 자꾸 절만 할 게 아니라 인간 근본심성 잘 닦는 수양이 머릿속에 담는 책 읽는 공부가 그 중 최상이고 보면 그게 향나무의 향내음처럼 풍겨 두루 세상이 평안할진데
소원성취라는 게 개인 이기심과 사리사욕에 잘못 물들어 있음을 알고서 108배니 3천배나 하는 허튼 수작 하는 게 아닌가 말일세
전혀 말 없어시지만 갓바위 부처님 오랜 세월 이겨내시며 이 땅의 모든 중생들이나 모든 풀포기들 제 생김새 있듯이 놓일 자리 잘 놓이고 그 생김새 따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썩지 않고 잘 자라게 해 달라는 이 말밖에는 다른 할 말 없나이다

<약력>
▲1955년, 대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과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출생.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 되어 등단. ▲1993년, 제3회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1999년, 한국문인협회 문경지부 주관「정문문학상」수상.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수상.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1988, 나남출판사),『江물과 빨랫줄』(1989, 문학사상사),『가난한 꽃』(1993, 도서출판 전망),『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백도라지꽃의 노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 있음. ▲한중문예창작대학,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주소 : (우)711-862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78,「두문시산방」내, 徐芝月 시인 ¤ 전화 : (053) 767-5526 휴대폰 011-505-0095 ¤ 이메일: poemmoon55@hanmail.net #은행계좌 ☞국민은행 : 586301-04--018322 서지월(서석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