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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낭송문학회]<제1회 시민과 함께하는 시낭송콘서트 낭송시>서지월 시-'紅枾를 보며' 외1편

아미산월 2009. 10. 10. 19:29

[한국낭송문학회]<제1회 시민과 함께하는 시낭송콘서트 낭송시>서지월 시-'紅枾를 보며' 외1편

제1회 시민과 함께하는 시낭송콘서트/서지월 낭송시

<낭송시-1> 서지월 시-'紅枾를 보며'

<낭송시-2> 서지월 시-'귀뚜라미가 운다'

 

 

<낭송시선-1> 紅枾를 보며

서 지 월


적어도 이만큼은 휘드러져야 보기좋은
감나무쯤 되지 않겠느냐고
누군가가 말해주고 간 감나무에
누런 감잎 훌훌 옷을 벗나니
아버지는 그걸 과실 중에는 제일이라 말씀하셨고
더 오래 사신 어머니는 그 감잎 긁어모아
아궁이의 불 지피는데
한 밑천으로 삼으셨던 것이다

보아하니, 감나무는
우리의 오랜 하늘까지를 지탱하여
北邙이라도 안 가보아서 어딘지 모르는
그 끝을 향해
노자도 없이 그냥 날아가기엔 쓸쓸해
거기 까막까치가 저승으로 날아들기 전
붉은 감홍시를 파먹고
중참은 면한 구실로 잘 가거라 잘 가거라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不歸의 그것 아니겠는가

나 어릴 땐 쳐다보기만 하여도
아득하게만 여겨지던 것이
이제는 손이 닿는 한 뼘쯤의 하늘 위에서
하나 둘 잎은 땅위로 흘리면서
더욱 찰지게 매달려있는 것을
西녘으로 불려가는 찬바람 속에서 느끼나니

우리도 저와 같이 매달려 있음의 세상이 눈부실 때,
절로 눈앞이 흐려오는 것 아니겠는가

 

<낭송시선-2> 귀뚜라미가 운다

서 지 월


귀뚜라미가 운다
인간세상 문턱 넘어온
귀뚜라미가 무슨 할 말 전하려는지
잠 안 자고 운다
경계 없는 목숨 서러워서인지
함께 한 生 살아가자는 것인지
누군가 등 돌린 자 있다는 것인지
귀뚜라미가 운다

반가워서인지 서러워서인지
아니면 안타까운 그 무엇 있어서 인지
귀뚜라미가 문턱을 넘어와 운다

아예 돌아갈 생각 없고 보면
내 곁에서 한 생 마감하겠다는 것인지
나의 목숨 끝간데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인지
귀뚜라미가 운다
귀뚜라미가 운다

귀뚜라미와 나 둘밖에 없는
은밀한 이 시간에

+ + + + +

 

주최 : 한국낭송문학회

때 : 2009년 10월31일(토)  오후 6시~7시30분
곳 : 대구시 수성구 수성못가  레스토랑 '케냐' (오리배 선착장 앞)
참가 : 시를 좋아하는 문학애호가 누구나 (독자 참여 환영)
참가비(식대): 1인당 1만원(식사와 음료제공)
기타 : 기념품 제공예정- (퀴즈 행사) - (별첨 사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