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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선사문학제]<축시>徐芝月 詩-'興天寺 韻'

아미산월 2009. 7. 5. 01:44

[나옹선사문학제]<축시>徐芝月 詩-'興天寺 韻'
 

興天寺 韻

 


 

徐 芝 月

 
노래로 말하면
굽이굽이 열두 굽이 아리랑고개 넘어
들앉은 궁전같은 곳
 

詩로 말하면
靑山이 소리쳐 불러
인간세상 탐욕 버리고
오라오라고 손짓하는 곳
 

韻을 더하면
문경새재 과거길 오가던 선비들
하룻밤 쉬어가라며
비로자나불이 반겨주던 곳


만중생의 願이라면
물소리에 귀를 씻고
바람소리에 번뇌 떨치며
꽃 피는 소리에 눈 씻는 곳


소달구지 쇠방울 울리며
문경새재 넘어올 때면
어디선가 밤이슬에 젖은
흰 코고무신 발자국 소리
萬里 밖에서 강을 건너
당도하는 곳


(2009년 7월 2일 새벽 04시 49분)


제1연을 보면, 흥천사(興天寺)는 여느 사찰과는 달리 대웅전이 <천복궁(天福宮)>이라 이름 붙여져 있다.
그러니까 궁궐 다름 아니라는 의미로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문경새재를 예부터 '아리랑고개'라 불리우고 있는 것과 상관성을 이루어, 시인은 '들앉은 궁전같은
곳'이라 표현했다.


제2연에서는, 흥천사(興天寺)가 고려말 공민왕때 왕사를 지낸 바 있는 나옹선사께서 <청산은 나를 보고>라는
시를 읊은 곳으로 유명한데 그 시의 의미를 잘 되살려 '靑山이 소리쳐 불러 / 인간세상 탐욕 버리고 /
오라오라고 손짓하는 곳/이라 표현했으며,


제3연은, 문경새재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지방선비들의 과거길이었던 만큼 문경새재 제1관문
제2관문 제3관문을 지나면 새재를 모두 넘게 되며 그 길목에 비로소 흥천사(興天寺)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흥천사(興天寺)가 과가를 보러 가는 선비들을 쉬어가게 했는데 역시 다른 여느 사찰과는 달리
<천복궁(天福宮>에는 비노자라불이 자비로운 모습으로 앉아있다. 시인은 '문경새재 과거길 오가던 선비들을
하룻밤 쉬어가라며 비로자나불이 반겨주던 곳'이라 의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제4연은 총체적인 의미로서 만중생들에게 '물소리에 귀를 씻고 / 바람소리에 번뇌 떨치며 / 꽃 피는 소리에
눈 씻'게 하는 곳으로 사찰은 깊은 산중에 존재하는 의미를 시인은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 연인 제5연에서는 과거길 가는 선비들만이 지나다니는 새재가 아니라 일반대중이 다니던 길로 
소달구지에 짐을 싣고 오르내리기도 했는가 하면, 이곳 흥천사(興天寺)에서 임을 맞이하기 위해

여인이 당도하여 기다리는 곳으로도 설정하고 이있는데

-'어디선가 밤이슬에 젖은 / 흰 코고무신 발자국 소리 / 萬里 밖에서 강을 건너 / 당도하는 곳'

이라고 읊으며 시인은 이렇게 우리 민족의 고유정서 즉 기다림으로 해석되는 한(恨)의 정서까지를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문경새재가 지니고 있는 민간의 애환정서와 신라 선덕여왕때 창건되었다는 오랜 흥천사(興天寺)의 역사성을
한데 접목시키며 불교세계와의 조화를 이루어낸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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