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달의 조선족시단

[요녕신문]<압록강부간>김동진 시-'려명의 천사'

아미산월 2008. 10. 24. 23:35

[요녕신문]<압록강부간>김동진 시-'려명의 천사'

 

 

[시]려명의 천사(외1수)

 

어느 나라에서 온
천사의 예쁜 손이
이 밤의 면사포를 살며시 벗기는가

꿈을 털고 다가선 창문너머로
안겨오는 려명의 안개빛 치마자락
세상의 하많은 희망과 사랑이
늘 푸르게 살아있는 리유를 알만하다

망울 터치는 꽃나무의 전률에
무늬지으며 흔들리는 새벽호수
가위눌린 가슴이 부풀어오르도록
흘러내리는 새날의 싱싱한 강물이여
우리의 아름다운 노래와 춤사위가
물빛으로 설레이는 까닭도 알겠다

하늘과 땅사이를 정화하는
이슬 젖은 맑은 향으로
천사는 오늘도
어둠의 장막을 헤치고
동트는 새아침의 아기를 해산하였다

말하는 이끼

더는 크게 뜰수 없는
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네
그이상 더는 작아질수 없는
작디작은 귀로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세상이 떠드는 소리를 들었네

함박꽃같은 웃음도 없이
장미꽃같은 향기도 없이
살아서 위대할수가 없고
죽어서 영광스러울수가 없는
기막히게 작은 가슴으로
천년 바위와 나무와 함께
조용히 조용히 살았네

하늘이 어찌하여
나를 만들었는지
나는 그것을 몰라도 좋네
더는 작아질수 없는 가슴에
바늘귀같은 뙤창을 만들고
푸른 하늘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나도 시간의 하늘을 오고가는
한오리 바람인줄 알았네


(훈춘) 김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