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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선원]<DC시낭송>혜봉스님 시-부처골 풍경소리/팔음 김미숙 낭송!

아미산월 2008. 9. 16. 23:43

 [DC지장선원]<시낭송>혜봉스님 시-'부처골 풍경소리'/팔음 김미숙 낭송!

 

 

** [시낭송]혜봉스님 시-'부처골 풍경소리'/팔음 김미숙 낭송!
  -2008년 5월 10일, 군위 부처골 지장선원.

 

http://poemtree21.net/movie/poemsong/2008jijangsa/sn-hbpoemp.wmv

 

[맑고 아름다운 사람들](2008.5월호) 혜봉스님 시-'부처골 풍경소리'

 

부처골 풍경소리

 

혜봉스님

 

깊고 고요한 밤
소쩍새 울음소리 즐기는
이 여유로움의 공간
그대는 아는가

 

물이 흐르듯
구름이 가듯
어디에도 물들임 없는
자유로운 이 낙(樂)을
그대는 아는가

 

머뭄 없는 본래의 자리
티가 없으니
드러나고 홀로 드러나니


땡그랑 그랑, 땡그랑 그랑
바람소리 풍경소리
한 쌍의 꽃과 나비로다

 

**東山 혜봉 대종사 : 시인. 부처골 지장선원 주지.  

 

<시해설>

 

풍경소리의 의미

 

서 지 월

 

  -인간은 깊은 잠에 빠져들어도 밤이나 낮이나 깨어 울려퍼지는 풍경소리의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물이 흐르듯 / 구름이 가듯' 세월과 시간은 자꾸 앞 다투어 가며 뒤 안돌아보는데 인간은 내일로만 향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실의 온갖 탐욕의 끈을 그대로 지니고 살아가니 말이다. '깊고 고요한 밤 / 소쩍새 울음소리 즐기는' 현대인들이 몇 있겠는가.

  이 시에서 소쩍새 울음소리는 풍경소리의 이웃이 되어주고 바람소리는 풍경소리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시공(詩空)을 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즉 때묻지 않은 무소유의 공간 다름 아니다.

  인간이 혼자서 살 수 없듯 '풍경소리' 역시 저 혼자 소리를 퍼내지는 못한다. 시인은 이런 정황을 잘 인식하고 있기에 '한 쌍의 꽃과 나비'라는 절묘한 비유를 하고 있다. 이처럼 <부처골의 풍경소리>는 인간세상에서 들리는 소리임엔 분명하나 인간세상에서는 들리지 않는 스님만의 세계인지도 모른다. 

  비록 암흑의 밤이라 할지라도 진흙 속에서 찬연한 연꽃이 피어나듯 풍경소리는 인간세상을 향해 환하게 불사르듯 자신의 온몸을 바람에 내맡기는 것이다. 그게 귀막고 살아가는 중생들 옷자락 끝에라도 묻어 번져나간다면 그만한 중생제도도 없을 것이다.

  보라, '땡그랑 그랑, 땡그랑 그랑' 이렇게 여유있는 리듬으로 들리는 풍경소리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땡그랑 그랑, 땡그랑 그랑' 이라는 반복적인 의성어가 더욱 실감나게 부처골에 메아리 치고 있다. 처음 들리는 소리 못 듣고 놓쳐버린 중생들이나 미물이 있는가 하여 바람소리는 풍경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고 풍경소리는 자신이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온몸의 전율로 전하는 것이다.

  중생이나 날으는 미물이나 온갖 생명 있는 것들을 제도하는 것은 스님만의 몫이 아니라 이처럼 주야로 풍경소리가 한 몫하는데 깊은 밤 오가는 길손 없어도 무료하지 않게 울려퍼지는 것이다. 자신을 알아주든 외면하든 아랑곳 하지 않고 이 세상에 나와 목 매달아 자신의 할 일을 다하는 풍경소리야말로 우리가 그냥 비껴가는 소리로 생각할 일이 아닌 것이다. 

 

(2008년 4월 16일 밤 04시 02분에 서지월시인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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