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시인협회]<시향만리>(창간호)최별희 시-'작약'외2편
작약(芍藥)
최 별 희
고개 숙인 침묵으로 다가옵니다. 마를 입술 베어문 뿌연 먼지 속, 인고의 시간들
이미 굳어버린 사지의 체온을 모아 고른 숨소리 뿜어냅니다.
다가서면 와사삭 무너질까 봐 멀리서 바라보는 좁은 내 어깨 위로 실리는 숨소리 혀끝으로부터 뻗쳐오르는 붉은 팔뚝에 관한 기억들
부풀어 오르는 목젖, 어느새 실핏줄같은 작약 두어 송이 핏방울 떨구며 진창으로 피어나는데
한 세월 다 보내고 돌아앉은 어머니 여윈 얼굴로부터의 영원한 안식 끊임없이 밀려오는 바다
깊게 패여 상처난 가슴팍을 오늘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풀잎
최 별 희
풀잎도 심심할 때가 있을까 밝음과 어둠이 마주보고 앉은 한 장의 우주,
풀잎의 앞뒤를 만지작거리면 밤이슬의 온몸 내게로 쏟아질까
풀잎, 하나 둘 일어설 때마다 밤꽃냄새는 온마을을 뒤적인다
세상의 산들은 하나씩 얼굴이 둥근 아기를 낳는다
일체의 시름 풀어놓고 달빛 행간을 건너가며 들끓는 풀잎
안면도
최 별 희
나를 가두고 체념하라는 듯이 돌아눕네
아직도 몸 안에서 돋아나는 섬은 너무 많네
그러나 거대한 산맥은 돌아눕지 못하네
더는 가둘 것이 없네 보이지 않는 머리에게 손을 흔드네
둘이었다가 넷이었다가 다시 하나가 되네
내게 와서 길을 묻지 않고 가버린 것들 여기 바다에 와 떠 있네
별 말 없이 별은 별끼리 달은 달끼리 다들 따로 나뉘네
굳게 잠긴 언약 부서지는 날개짓 소리 금간 발자국마다 자욱한 소금기, 물거품 뒤에서 힘겹게 부서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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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68년 대구 출생. ▲영남대학교 수학교육과 졸업. ▲제3회 진달래산천시회 대상 수상 ▲강원일보사 주최 「김유정 문예작품공모」 시부문 대상 수상. ▲「하나여성문예상」 시부문 대상 수상. ▲「한국여성문학상」 수상. ▲길림신문 및「장백산」, 「심상」등에 작품발표. ▲대구시인학교 명예회장.<사림시> 동인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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