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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시인협회/축사]<시향만리>(창간호)서지월-일송정에 오를 일이다. 해란강 굽어볼 일이다

아미산월 2008. 9. 14. 12:52

[연변시인협회/축사]<시향만리>(창간호)서지월-일송정에 오를 일이다. 해란강 굽어볼 일이다

 

[축사] 일송정에 오를 일이다. 해란강 굽어볼 일이다.

 

  한국의 '시의 도시'로 불리우는 대구시인협회가 17년전에 창립되었을 때 그때 나는 주멤버로 창립 5인방에 가담했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연변시인협회가 지난해 창립된 것을 지켜본 나로서는 감회가 새로웠었다.  대구시인협회가 창립되고 나서 전라남도 광주시인협회도 몇년 후 창립이 되었는데 그쪽에서 내게 자문을 구해와 바로 창립되었던 걸로 안다.


 이처럼 다른 문학 장르도 있지만 유독 시장르가 결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조직을 갖는다는 건 그만큼 시의 파급효과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리라. 세계 어디를 가나 산에 들에 길가에 풀들이 돋아나 푸르름을 더하며 꽃을 피우듯, 세계 어디를 가나 시가 없는 곳 없고 보면 과연 시는 인간이 사는 곳이면 풀들이 돋아나 꽃 피워 빛깔을 보여주며 향기를 더하는 것과 다름없음으로 인식 되는 것이다.


  특히, 시는 삶과 함께 하는 정신적 반영이라 할 수 있는데 시를 대하면 시를 쓴 시인 개인의 정서를 넘어서서 그 지역의 고유정서나 현재의 삶을 반추하기 일쑤인데 이보다 더한 문화적 가척도가 되는 것도 잘 없으리라 본다. 연변시인협회가 창립되어「시향만리」라는 사화집도 간행하게 되었으니 한국에 가만히 앉아서도 사화집 작품을 통해 연변정서를 느낌과 동시에 정신적 교감 및 교류를 가지게 됨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또한 연변시인협회를 통해서 연변의 세계를 작품을 통해 인식한다는 것도 고급적인 정신교류이며, 나아가 연변시인협회를 통해서 한국의 시인협회 등 한국시인들과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됨도 빛나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개인적으로는 수천 명이나 되는 한국 어느 시인들과 달리 만주땅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싶고 그곳의 정서가 내 삶의 최상이며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머리맡 냉수 한 그릇을 찾듯 어릴적부터 나의 정서로 자리잡아왔던 곳이었으니, 나로서 아주 감명깊다 아니할 수 없는 일이다. 동정심이 가는 것은 한 민족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국의 역사를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그것이다.


 한 그루의 꽃나무가 어딜 가지 않고 평생을 그 자리 지키며 꽃 피우듯 터전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아름답지 아니한가 말이다. 연변 가서 함께 일송정에 오를 일이다. 해란강 굽어볼 일이다.

 

2007년 7월

 

서 지 월(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만주사랑문화인협의회 공동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