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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연재)서지월 시인의 만추이야기<1>연재를 시작하며

아미산월 2010. 3. 6. 02:15

ㅁ[영남일보](연재)서지월 시인의 만추이야기<1>연재를 시작하며

[영남일보]<연재>서지월시인의 '만주이야기'

 

[서지월 시인의 만추이야기]<1>연재를 시작하며..

 

[서지월 시인의 만추이야기] <1> 연재를 시작하며

 

9번의 만주탐행 "백두산은 알면서 왜 오녀산은 몰랐나"


 

주몽이 대고구려를 세운 제1도읍 홀승골성 서성산(오녀산)과 배꽃이 핀 봄풍경. 사진작가 강위원 교수 촬영.
  주몽이 대고구려를 세운 제1도읍 홀승골성 서성산(오녀산)과 배꽃이 핀 봄풍경. 사진작가 강위원 교수 촬영.
  백두산에 올라 시를 낭송하는 민족서정시인 서지월씨
어곡전 비석
  사이섬(간도)이 있는 두만강 천평벌에 세워진 어곡전 비석

◇… 2m 두께의 혹한기 흑룡강 우는 소리

 

 봄이 오고 있다. 한국의 봄은 벌써 대문간 쯤 와 있다면 백두산을 비롯해 그 너머 만주땅은 아직 하얀 강보에 싸여 막 잠에서 깨어나려 하는 아기의 꿈결 같다고나 할까. 특히 겨울철에는 영하 10도~30도 정도 차이가 나니 한국땅과 만주땅의 기온차이만 보아도 얼마나 추운 곳인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러시아땅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만주땅 최북단 흑룡강의 경우 겨울철에 얼음의 두께가 2미터 이상 얼어버리는데 4월말이 되어야 강이 풀린다고 한다. 그 얼음장이 녹으면서 깨어져 집채만한 얼음조각들로 떠밀려 내려오며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백두산호랑이 표효의 함성보다 더 크게 천지를 쩌렁쩌렁 진동시킨다 하니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두만강변 개산툰에는 마주한 함경도에서 이주해 온 조선이민족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오고 있는데 오얏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를 즐겨 심어 봄이오면 그 향기로 봄을 맞는다 하니 이 또한 이색적인 풍정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입쌀밥을 해 먹고 붉은 고추가루 양념의 김치를 담궈먹는 동질의 민족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그들만이 갖는 이질적인 문화는 시대가 안겨준 간격의 차이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견주어 볼만한 것도 있다.

 

 한민족이라 하지만 우리와 조선족은 생활습관은 물론 언어, 문화예술 등이 많이 다르다. 우리는 '한글' 또는 '한국어'라 지칭하는데 그들은 '조선어'라 부른다. 한중 수교 이전에는 필연적으로 북한의 문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던 것 같은데 발음이나 표기가 북한과 동일하며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것도 북한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노래 역시 북한스타일로 작곡되고 불려지고 있는 것이다.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선족

 우리는 조선족을 잘 모른다. 조선족 역시 우리 한국정서를 잘 모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개념 하나로 동질성의 민족임을 떠들어대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 하리라.

 

 한국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조선족으로 말하면 '소학교'가 되는데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을 배웠지만 그들은 소학교 때부터 '모택동'을 배운다. 이런 엄청나다면 엄청난 차이에서 오는 이념적인 사고부터가 우릴 혼란스럽게 한다. 북한은 소학교 때 김일성을 위인으로 배워왔을 것이고 보면 말이다.

 또한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조선족은 민족과 국가가 다른 몸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우리는 다행히 민족과 국가가 동일한 땅에 살고 있지만 그들은 조선민족 즉, 한민족이지만 어찌보면 불운하게도 중화인민공화국 인민들이다. 국적이 한국이 아닌 중국이다. 자유민주주의 국민이 아니라 사회주의 인민이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궤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문화를 공유한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만주땅을 우리 민족 시원의 땅이라 외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고구려 발해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지만 그러나 보라. 지금에 와서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거대한 중국역사 속에 포함시켜 고구려 발해까지 속국이라 규명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가 살던 고향땅과 고향집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남의 손에 넘어갔을 때 그것도 100년, 200년도 아닌, 1000년, 2000년이 지난 후 찾아가서 우리 할아버지의 땅이었다고 말해 보라. 기분 좋아할 주인이 어딨겠는가.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이 이러할 진대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을 선조들께 돌려 원망만 할 게 아니라 제발 정신차려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에 투철한 백성으로 거듭나야 하리라.

 우리 모두가 개인의 부귀와 영화에 매달려 허덕일게 아니라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살아가고 있는가? 하고 스스로 채찍해 볼 일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게 꼭 독립군이 되어야 한다든지 대한민국 만세를 불러대라는게 아니라 민족사관의 가치관을 바로 세워 살아가는 삶이 바로 애국의 길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 고주몽이 세운 첫 도읍지 오녀산과 윤동주의 용정

내가 만주땅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99년 여름이었다. 그때 만주대장정이라 해서 한 바퀴 빙 돌았는데 가장 감명 깊었던 곳은 고주몽이 대고구려를 세운 첫 도읍지인 요녕성 환인현 오녀산(홀승골성 서성산) 정상이었다. 그때, '우리는 백두산은 알고 오녀산을 왜 모르고 지냈는가?' 하는 엄청난 회한이 일기도 했다. '백두산을 민족의 영산(靈山)이라 하면 오녀산은 민족의 성산(聖山)'이라고 내가 붙인 말이다. 앞서 밝힌 대로 고구려를 우리 민족의 가장 강성했던 고대국가라고 목소리만 높였지 그게 만주땅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살아왔으니 부끄러운 일이라 할 수 있고 보면 말이다. 

9차례에 걸친 나의 만주기행은 어디에도 지원 받아본 적 없이 순전히 내 호주머니 돈으로 이뤄져 더 힘들었다. '사나이 가는 길이 가시밭이면 어떠라' 라는 굳건한 신념으로 이겨내며 순전히 내 개인 자금 마련해 여유만 되면 천만리길도 마다하지 않고 만주땅을 밟았던 것이다. 어릴적부터 머리맡에 박하잎 띄운 냉수 떠 놓고 목 마르면 마시듯 만주땅이 늘 그리움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바로 그 냉수와 같은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에 숨쉬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버지의 두루마기가 대문을 나설 때 펄력이듯 뒷모습 남겨놓고 나는 훌쩍 만주땅으로 떠나곤 했던 것이다.

윤동주 시인의 무덤이 있는 용정 땅과의 조우도 남다른 울림이 있었다. 용정 근처 개산툰 천평들 끄트머리를 휘돌아 두만강이 흐른다. 천평들에서 수확되는 쌀은 품질이 우수하기로 이름나 있는데 '어곡미(御穀米)'라 부른다. 우리의 '경기도 이천쌀' 쯤 될까? 중국 청나라 황제께 바치던 쌀이라 해서 어곡미라 부르게 되었으며 '어곡전(御穀田)'이라는 말도 생겨나게 된 것이다.

만주땅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현재 살고 있는 조선족들의 풍습이나 고이 간직하고 있는 그들만의 문화라든지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가고 없다'고 노래한 고려말 충신 길재의 싯구처럼 우리민족사의 역사적인 면에서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숨결이 묻어있는 실로 실감나는 곳이니 말이다. 백의민족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저 광활한 만주땅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낱낱이 제공해 드릴 것이다. <계속>

서지월시인=중국 전국시대 제후 맹상군, 고구려 시조 주몽, 대막리지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1955년 대구 달성군 가창에서 태어남. 1985년 문예지 '심상' '한국문학' 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되어 등단. 1999년 전업작가 대한민국정부 특별문예창작지원금 수혜시인에 선정됨.  중국 서안-돈황 실크로드 아시아시인대회, 한국 정지용시인 연길국제세미나, 한중 국제토템세미나 참가 등 1999년부터 10년간 9차례에 걸쳐 만주땅 전역을 답사함.  요녕신문, 흑룡강신문, 길림신문, 연변일보, 및「연변문학」,「압록강」,「장백산」,「아리랑」,「도라지」,「송화강」,연변시총서「시향만리」등에 한국시인 특집으로 작품이 수록됨. 시집으로는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수상시집'백도라지꽃의 노래(白桔梗花之歌)' 등 다수. 현재, 대구문인협회 외국문학분과위원장. 한중공동 시전문지『두견화(杜鵑花)』한국측 주필.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상임시인. 현대시칭작전문강좌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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