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한국시단

[시와시학](2009.가을호)<초대시단>서지월 시-'각시붓꽃' 외 1편

아미산월 2009. 7. 22. 10:51

[시와시학](2009.가을호)<초대시단>서지월 시-'각시붓꽃' 외 1편

 

각시붓꽃

 

서 지 월

 

머언 절간 뒷마당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각시붓꽃이 湖水로 내려와
무얼 그리려 하는지 바람머슴애를
기둥서방처럼 불러세워
연못 위에 붓을 들어 획을 긋는다

 

세상에 나온 겸에 그냥은 견딜 수 없다는 듯
초록치맛단 단정하게 걷어올린 채
수목화를 그리는데
알고 보니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늘이 내려와 팽팽하게 수면을
잡아주는가 하면 물속 고기떼는
조심조심 水草 사이를 거닐고 있었다

 

각시붓꽃은 자신이 가장 우아해 보일 때
이렇게 붓을 들어 헹굼필법으로
자화상을 그려내는 것이다


 

금강초롱꽃

 

서 지 월

 

풍진 세상 등지고
한줌 흙으로 돌아간 魂들
다시 돌아와 환한 燈불 밝히고 있네

 

십리도 못 가서 발病 났나
어쩌자고 산 자의 뜰에 찾아와
묵례라도 올리듯 불 밝히고 있는가

 

내 일찌기 명심보감 외고
아미타불 중얼거려왔건만
수 십년전 세상 뜨신  내 아버지 어머니
먼 도솔천으로 잘 인도했다는 기별인가

 

나 아직 못다한 일 많아
이렇게 저자거리 헤매다니며 살고 있거늘
불국정토는 반야심경에서나 만날 수 있는 곳

 

오늘따라 바람 한 점 없는
이 풍진 세상에 흰 창호지빛 弔燈
켜들고서 묵묵부답이네



 

<약력>

• 1955년, 고주몽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출생.
•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
• 1993년, 제3회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수상.
•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江물과 빨랫줄』,『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백도라지꽃의 노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 있음.
• 대구시인학교, 한중문예창작대학 지도시인.


 

주소 : (우)711-862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78,「두문시산방」내, 徐芝月 시인
¤ 전화 : (053) 767-5526 휴대폰 011-505-0095
¤ 이메일:
poemmoon55@hanmail.net 

 

은행계좌 ☞대구은행 : 037-05-303394-001 (대구시인학교 서석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