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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영상시]서지월 시-꽃이 핍니다

아미산월 2009. 1. 26. 07:14

ㅁ<퍼온 글>[영상시]서지월 시-꽃이 핍니다

 

꽃이 핍니다)  꽃이 핍니다

        서 지 월 

        우리가 아롱다롱
        살아가면서 죄짓고는
        못 산다고 꽃이 핍니다.

        검은 마음 검은 꽃은 없어도
        전생에 노랑저고리였던 개나리
        다홍치마였던 진달래꽃에 이어
        보랏빛 머리칼이었던
        라일락에 이르기까지
        산에서 들에서 골목에서 집안에서
        피어나는 꽃, 꽃들

        저대로는 참한 얼굴들 하고
        가릴 것 없이 숨길 것 없이
        부귀도 공명도 자존도 엄포도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너 나 할 것없이 복되게 살자고
        햇빛하고 친구 되고
        바람하고 친구 되어 
        맑은 향기로 술 담그며
        푹 젖어옵니다.

        흐르는 구름 내버려두고
        굽이치는 江물 내버려두고
        죄짓고는 못 산다고 죄짓고는 못 산다고
        과욕일랑 바다 멀리 밀어내어버리고
        오직 한 마디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세요,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