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삶과 함께/♬詩와함께 영상이미지

[영상 이미지詩]임유화 시-'다알리아'

아미산월 2009. 1. 5. 21:49

[영상 이미지詩]임유화 시-'다알리아'

 

 

다알리아


임 유 화


내 어릴 적
마당가를 빙 둘러 화단이 있었다
해마다 겨울이면  아버지는
항아리에 흙 담아와 알뿌리를 묻었다

 

겨우내 골방 흙속에서 잠자다가
봄날이 기지개를 켜면
마당가 화단에서 다시 통실통실 꽃을 피웠다
다섯 살 내 머리통 만하던 꽃송이가
하늘마당에 연등처럼 주렁주렁 달렸다

 

한 번은 홀로 낮잠에서 깨어나
그 꽃잎 뜯어 푸닥거리하듯
온 마당 가득 흩뿌리며 놀다가
해질녘 아버지께 벌을 서기도 했다


꽃밭 앞에 꿇어앉아
고사리 두 손으로 다알리아 받쳐 들고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산밭 가에 봄이 오면
강당골 아버지 잠깨어 다시 기침할 수 없는가
세월이 발등에 뚝뚝 떨어진다

봄마다 아버지 소식 없어도
다알리아 뿌리는 새싹 내고 꽃을 피웠다

**임유화: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낭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