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달의 조선족시단

[연변일보]<문화 해란강>김채옥 시-가을 녀자이고 싶습니다 (외1수)

아미산월 2008. 10. 26. 07:21

[연변일보]<문화 해란강>김채옥 시-가을 녀자이고 싶습니다 (외1수)

 

 

문화>>해란강

[시] 가을 녀자이고 싶습니다 (외1수)
(2008-9-26 17:27:39)

 
김 채 옥

조금씩 조금씩
익어가는 과일처럼
떫은 맛을
한겹한겹 탈피하며
코끝을 맴도는
과일향처럼
이가을엔 그런
가을 녀자이고 싶습니다.

한입 가득
새콤한 향기가
가슴까지 펴지는
과일들의 유혹만큼이나
싱그러움이 넘치는
달콤하고 상큼한
가을 녀자이고 싶습니다.

하여
그대의 가슴에
머물수만 있다면
조금은 서글프더라도
그런 녀자이고 싶습니다.

오늘도
가을의 유혹앞에서
마음을 헹구어봅니다.
가을의 색조만큼이나
완숙한 녀자이고 싶어서…


락엽

하나,
둘,
떨어지는 잎새는
계절을 재촉하는
겨울의 소리인가 봅니다.

방금 갈아입은 색옷들을
돌아볼 사이도 없이
바람은 고운 잎새들에
쓸쓸함을 한가득 안겨줍니다.

이리저리 뒹굴다가
부서지는 아픔에
고개숙여 지나온길 살펴봅니다.
지나온 세월만큼 깊어지는 시름에
못다한 정성을 바칩니다.

한줌의 재로 되여
남을 인생이지만
여한이 없이 주고 갑니다.
마지막 한올의 힘까지...

그리고
락엽은
세월따라
미련없이 떠납니다.
모든 욕망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볍게 가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