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壇]한설매 시-아침해 보려고 산에 오른다
아침해 보려고 산에 오른다
한 설 매
산중턱까지 올랐는데 성급한 해는
벌써 하늘에 장미빛 칠하고 있다.
장미꽃 피우려고 넝출을 하늘 향해 뻗치고 있다
해는 넝출 타고 한 발작 한 발작 오르고 있다.
대지는 점점 밝아온다.
눈앞에 커다란 해가 다가온다 내몸까지 다 태우는 것 같다
고향마을이 붉게 얼굴 붉히며 잠에서 깨여난다.
여기저기 한숨 쉬듯 아침연기가 피여오른다.
맥없이 쓰러져있는 집이 슬프게 안겨온다.
어쩌면 저렇게 찌그러져 있을가.
주인없는 집 늙은 집 늙은 집에 늙은 할매 한 분 늙은소 끌고 나온다
소가 제일 친한 식구같아 보인다 .
감자 삶아 놓고 온동네 청하고
옥수수철이면 옥수수,콩여물면 콩닦개 한다고
온 동네애들 모여서 와자그르 하던 모습 옛이야기 같다.
외국바람에 산산히 부서진 가정이 못돌아오는 강물처럼 흘러갔다 .
<<돈 벌어 잘 살게 해 줄게 …꼭 날 기다려 줘>>
대장부 맹세는 어디갔을까?
<<엄마.. 오래오래 사오. 돈벌어 호강하게 해 줄게요>>
자식 약속 이젠 물거품 되였다
할매는 혼자 소 끌고 간다.
힘겨운 걸음을 소와 함께 옮긴다.
멀지 않는 인생의 종점을 향해 묵묵히 간다
발자국마다 자식에 대한 그리움 찍으며 간다.
<이 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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