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뭔지, 시가 뭔지?
문학이 뭔지, 시가 뭔지? 문단이라는 데가 시끄럽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모함하고 하는 것은 인간세상의 일이라 마찬가지이겠지만
인내해 나가는 미덕이 매우 중한 것이다.
구설이 많기로 타고난 운명인 것을 스스로 잘 아는 나로서는
한국문단에서 20년을 넘게 온갖 경험 치러봐서 박사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진취적으로 문학하되 소신을 뚜렷하게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왔던 것이다.
그럴려면 정직해야 하며 흔들리지 말아야 하며
진실된 생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본다.
해바라라기가 되어서는 절대 안되며
갈대같이 사소한 발함에도 흔들려서는 아니되는 것이리라.
그리고, 나는 사회나 어느 누구에게나 먼저 늘
내가 할 일이, 내가 해주어야 할 것이 뭔가를 먼저생 각하며 행동으로 임한다
또, 있다. 나를 좋아해서 또는 내 시를 좋아해 반겨주는 사람을
미덕으로 생각해 잊지 않고 베풀어주려고 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데
꼭 보답을 해야 내 식성이 풀릴 정도다.
연길에서 다섯 차례 가진 한중시창작 특강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현대시 정보를 알려고 강의에 참여했지만 그분들은
내 이름을 싫어하지 않아서 오신 분들인 인간적으로 나도 고마운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내 능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 만물이나 사람을 대할 때 절대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대하지 않는다. 후덕한 마음으로 절로 통하는
스타일인데 그렇다, 나는 내가 더 덕이 되기 보다
상대방이 더 닥이 되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할까
이건 자랑이 아니라 내 인생 스타일이더라는 것이다.
중국 만주땅에 가서도 그렇다.
보는 사람마다 해석을 달리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절대 의식하거나 상관하지 않는다
물론 질이 나쁜 사람은 언젠가는 혼내준다
한국에서도 안 그러고는 못 배기는 내 성격이기도 하다.
연길은 그래도 문화도시로서의 중심이었으며
다른 지역은 좀 낙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건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도시와 소도시의 구분이
문화혜택과 위상과 비례하듯이 말이다.
대도시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더 잘나 보이고
소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덜 잘나 보이는 건 통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정은 소도시 사람들이 더 낫다는 것은
예부터 속담처럼 내려오는 말이지만 그런 경우가
틀리다고는 못할 성질인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 제9차 만주기행에서 나는
연길보다는 좀 낙후되어 보이는 도문과 화룡에 가서
그곳 문인들과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는데
참말이지 옛시골 인심이랄까, 벌이도 더 못할진데
내게 대접하는 걸 기쁨으로 생각하며 성심을 다하는 것을 목격했다.
내가 한국의 고은도 아니고 신경림도 아니고 김지하도 아닌데
그래도 한국의 유명서정시인이 왔다고
있는 거 다 내어놓듯한 품성에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내가 대접 받아야 할 이유라는게 있을 수 없다고 보지만
굳이 말하지면 한국에서 왔다는 것
한국이 더 문명이 발달하고 문화가 발전되어 있어
문학의 수준도 높다는 의미로 나를 대접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나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었다.
언젠가는 갚아야지, 도움이 되는 일이 있으면 도와 줄 능력대로
도와 드려야지, 그분들이 지불한 돈이 결코 버스비 정도 되는
작은 액수가 아니라는 걸 잘 아는 나로서는
참 고맙기도 했으나, 좀 더 이름나 있는 문인이라 해서
한국에서 갔다 해서 무조건 손님대접 받으면 안 되지
하는 게 내 평소 소신이기도 했던 것이다.
다음 제10차 만주기행 가서는 꼭 그곳을 일부로라도 들러
그분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도 듬뿍 전해주고
또 내가 그들에게 따뜻한 국밥이라도 사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깊이 하고 있는 것이다. 실상인 즉 제8차, 제9차 만주기행은
서둘러 갔기에 사실 여비를 많이 챙겨 가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또 사업가나 대학교수도 아니어서 비자금이나 판공비 타서
다니는 시인도 아니고 해서 그렇기도 하다만 그러나
나는 내 말한 마디나 행위가 이 시대나 사회에 먹혀들어가는
담력으로 살아가는데 는 변함이 없다고 보는 견해다.
ㅡ서지월시인 제9차 만주기행 <옥의 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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