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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축전/축시]서지월시인-'님이 걸어가신 자리'육성 낭송!

아미산월 2008. 8. 16. 19:57

[만해축전/축시]<백담사 만해마을>서지월시인-'님이 걸어가신 자리' 육성낭송!

 

 

[만해축전]<백담사 만해마을>서지월시인 축시-'님이 걸어가신 자리'낭송-wmv
** 만해 한용운 대선사를 기리며,

 

[만해축전]서지월 시-'님이 걸어가신 자리'

 

님이 걸어가신 자리

―만해 한용운스님을 기리며

서 지 월

님이 걸어가신 자리에 푸른 하늘만 남았습니다
그 아래 숲으로 난 길 하나
골짜기 돌아나온 시냇물 하나
서로 마주친 그 정점의 징검다리
가운데 징검돌 위에서 바라보이는 푸른 하늘
님은 땅 위를 걸어갔음에도 푸른 하늘을 그리워했고
푸른 하늘에 꿈을 심으셨음에도 숲으로 난 길 하나
골짜기를 돌아나온 시냇물 하나 만드셨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그 정점의 징검다리 위에서
이쪽 사람은 저쪽 사람의 마음을 알고
저쪽 사람은 이쪽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어
그 가운데 징검돌에 두 손 얹듯
님이 내려주신 푸른 하늘 올려다 볼 뿐입니다

마음의 키가 낮아서 이제야
세상의 온갖 미물도 한 가지인 것을 깨달으며
저 하늘이 푸르른 것은
사철 바람과 구름만이 씻긴게 아니라
철새들이 줄지어 무어라 중얼거리며 지나갔을 것이며
나무 위에는 쓰르라미 울음소리, 풀섶에서는
풀벌레 울음소리들이 계절마다
한 목청 돋구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아, 오십 여 해
님이 걸어가신 자리에 텅 빈 푸른 하늘만 남았습니다
어제고 오늘이고 이곳에서 올려다 보이는 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푸른 하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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