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중국조선족문화통신]홍시 (외4수) 황정인(도문)

홍시 (외4수) 황정인(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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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2-12 10:36:00 조회 : 103 |
정상에 오른 날개 꺾인 세월의 불새 몸둥이만 저승의 문설주에 걸려 빨간 울음 운다 지나간 바람이 돌아와 온 몸을 뒤흔든다 산에 오른 사람들 너를 위해 문을 열어놓고 아무일 없는듯 그 속으로 걸어가고있었다
비누
갑속에 들어앉은 스님이 자기 스스로를 갈아 도의 길을 닦는다 마음속에 잠재했던 먼지 낀 생각들 부글거리며 물우에 떠오르며 물소리 먼저 하수도로 흘러들어간다
곰팽이 낀 느낌마저 맑게 정화돼 마침내 물의 흐름속에 내가 보인다
공원 의자
누구도 잡아주지 않는 길 잃은 바람조차 따뜻한 가슴으로 꼬옥 안아주는 아름다운 천사 티없이 맑은 천사의 눈동자 세상을 뒤덮은 먼지를 피한다 밝은 눈은 빛줄기 늘여 방향 없이 헤매는 나를 묶어 세상밖으로 끌고 간다
초원
쉼없이 바람을 나르느라 숨을 헐떡이는 향기나는 풀들 해와 달 별을 담는 푸른 보자기 보자기에 감싸안았던 그림자들이 매정하게 돌아섰다 다시 와도 절로 열린다
떠나간 그림자의 이름 하얀 추억으로 안으로만 쌓는다 하늘과 땅이 하나로 되여가는 인연이 머물다 간 자리에서 향초들이 등으로 바람을 나르고있었다
시간
흐르는 물을 움켜쥔다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간 하얀 실오리 먼길 돌아온 구멍 뚫린 운동화를 깁는다 바람이 손가락 끝에 억류된 시간을 달고 가쁜숨 몰아쉬며 바다로 날아간다 바람이 몸을 뒤척이자 바다는 하얀 백조 되여 날개를 파닥이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바람의 소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인터넷길림신문 2010-02-09 오전 7: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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