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들의 한판 난장이 대구에서 벌어진다.

반전과 반핵, 평화와 자유를 부르짖는 자칭 대구의 히피들이 도심 외곽의 광장에 집결해 게릴라성 축제를 벌인다. 10월의 마지막 일요일(25일), 대구미술광장(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옛 용계초등정대분교) 야외무대다.
가칭 '대구 히피 소풍가는날'은 주최와 주관이 없다. 그동안 대구지역에서 활동해온 문화예술인 중에서 스스로 히피적 유전자가 강하다고 자처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이 주축이 된 페스티벌형 연합공연이다. 당연히 내빈소개와 인사말도 없다. 참석자가 행사 주최자가 되면서, 동시에 도우미 겸 운영자가 된다.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떠들고, 공연하며, 인생을 신나게 즐겨보자는 식이다.
그렇다면 어떤 히피들이 참석하게 될까? 국악, 포크, 록, 퍼포먼스, 블루스, 요들, 시인,색소포니스트, 마이미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야인(野人)들이 참석한다. 향수와 음유시인으로 알려진 가수 이동원을 비롯해 시인 겸 몽상가 김민홍, 기타리스트 이동우, 대금연주자 이수준 등이 공연한다. 신촌블루스의 객원싱어였던 싱어송라이터 신재형, 거지를 자청하며 거리를 떠돌며 공연하는 블루스맨 이대희, 대구 첫 7080 라이브 레스토랑 올드팝스 4인조 스탠더드 팝 밴드, '대구의 양방언'으로 불리는 오카리나 제작자 겸 연주자 손방원, 마이미스트 조성진, 2009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 수상자 황유정 등도 연주자로 현장을 찾는다. 전업시인인 가창골 터줏대감 서지월시인도 이날 참석해 자작시 '히피의 노래'를 낭독한다.
입장료는 안 입는 청바지 한 장,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거둔 청바지는 행사 당일에는 방석 또는 나뭇가지에 걸리는 설치미술품으로 사용하고, 나중에는 패션디자이너 변상일에 의해 새로운 예술품으로 제작,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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