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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스토리]<칼럼>문화창달, 문화의식이 문제다 /서지월시인

아미산월 2009. 4. 18. 06:15

[차이나스토리]<칼럼>문화창달, 문화의식이 문제다 /한국 서지월시인 

차이나 스토리

 

 

 

 

[칼럼] 문화창달, 문화의식이 문제다 /서지월시인

2008/04/12 오 전 5:47 | 수감/칼럼 | 백산

[칼럼] 문화창달, 문화의식이 문제다 ∵∵∵∵∵

◇한국 서지월 시인

 

 

춥고 배고픈 시절에도 분명히 문화는 시대의 등불을 희미하게나마 밝혔는데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서서 정신적인 충족을 갈망하는 21세기 작금에 와서 문화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인간생활의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문화의 생산자를 우리는 예술인이라 부르지 않는가. 그들이 없었다면 물질적 풍요에만 그치게 되어 정신은 메말라 삶다운 삶을 향유하지 못하게 됨은 뻔한 일이다.

저 신라 경주의 석굴암이나 남산의 마애불을 보라. 그것만 해도 오늘날의 우리는 얼마나 정신적 풍요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 당시 피땀어린 석공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없지만. 이처럼 문화의 꽃을 피운 생산자는 시대를 초월해 중요한 몫으로 자리매김 된다. 즉 그 지역을 빛낸 판소리 명창이나 음악가, 시인, 소설가도 마찬가지다.

문화창달의 진수가 무엇인가를 올바로 인식할 때 그 문화는 발전하며 빛을 발하는 것이다. 지붕개량하듯 겉보기식의 문화의식은 재고되어야 하리라.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장관, 기관단체장까지 선거공약이나 축사를 할 때마다 들먹거리며 문화창달에 대한 기치를 빼놓지 않고 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진정한 잣대의 우리만이 갖는 고유한 정신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어야 할 것이며, 문화의 생산자에 대한 예우나 우대가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21세기는 문화창달의 시대라고 TV만 켜면 떠들어대는데 그렇게 내뱉어놓고 하는 일이란 돈 많이 들여서 근사하게 좋은 시설 갖춘 건물 하나 덩그렇게 지어놓고 대단한 문화창달에 이바지하는 것처럼 여긴다.

신천에 나가 보라. 50여만개 색색의 전등을 달아 시민들의 휴식처로 밤문화를 즐기라고 설치해놓았지만 거기 우리만이 갖는 고유한 혼과 얼은 어디로 날아가버리고 없는 풍경이다.

우리의 문화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어디 외국여행이나 가서 서구의 어느 나라에 간 느낌뿐이다. 그러니까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문화인 것이다. 알맹이는 없다는 말이다.

우리의 문화란 우리 나라, 우리 민족 또는 우리 지역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것이 돼야 값진 것이다. 돈만 투자하면 쉽게 되는 것은 진정한 문화라기보다 문명에 가깝다. 문명과 달리 문화에는 정신이 깃들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방단체 의식행사나 일련의 문화행사를 개최하면서 영상멀티미디어 설치비 같은 예산은 아깝지 않게 수백만원 들이면서 수십 년 오로지 시를 써온 시인이 불려가 축시 한 편 써서 낭독하며 그 자리를 빛내주는 데는 예산이 없다며 차비 한 푼 챙겨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몰고간 승용차 기름값은 어디서 보상받는가. 이런 자세로 어떻게 제대로 된 지역문화를 가꿀 수 있겠는가.

아직도 시인은 긁적거리면 시가 된다는 관념에서 벗어날 정도로 문화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그러니 '시인이 돈만 밝힌다'고 할 게 아닌가. '돈 밝히면 옳은 시가 나오겠느냐'는 기죽이는 멘트도 예사로 덧붙인다.

그럼 자장면이나 통닭 튀김을 시켜놓고 배달부가 돈을 달라고 하면 '내 먹고 싶어서 시켰을 뿐인데 되게 돈 밝히시네'라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미친 놈 취급 당하기 십상일 것이다.

문화를 향유하게 하는 위정자들의 근본적인 모순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창달의 주체는 예술인인데 그에 상응하는 예우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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