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앤포엠]<서지월시인 초대>안연화 낭송시-'강물과 빨랫줄'
江물과 빨랫줄
시 : 서지월
낭송:안연화
오늘도 어머니는
강물을 훔쳐 와
한 자락씩 줄에 너신다.
누런 호박오랭이 썰어 말리듯이
햇빛은 항시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것이지만
얼굴 없는 바람은
부뚜막 위에서 불고
장독대를 넘어와
어머니의 허이여신 머리칼 위에도
분다.
하늘과 땅 그 크낙한
화해를 위해
세상의 이쪽과 저쪽의 분별(分別)을 위해
두 귀 바지랑대는
생명의 줄을 튼튼히 받치고 있다.
천년풍우 그 어느날에도
우리의 제기(祭器), 제기(祭器) 같은 것.
먼 산 그리메 숱한 메밀밭 위으로
낮달이 조을고
젖은 빨래의
그 휴식(休息)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파란 하늘은 아득히 멀고
나는 왠지 눈물이 핑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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