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소식](달성이야기 2월호)서지월-입춘을 맞으며
입춘을 맞으며
서 지 월
봄이 오고 있다. 누가 말했던가. 인간의 목숨은 한번 가면 그뿐이지만 작년에 피었던 꽃가지에서 꽃은 다시 피어난다고 했다. 비단 꽃뿐이랴. 작년에 내렸던 봄비도 어김없이 찾아와 가난한 이웃들의 등을 두드려주지 않는가. 어김없는 자연의 순리 앞에서 고개 숙여질 뿐이다.
우리가 아무리 어렵고 가난하고 곤혹스럽고 무시당하더라도 여러 꽃들이 여러 꽃가지에서 피어나듯이 희망을 가질 일이다. 내가 시를 수십 년 버티며 써오고 있는 것도 어쩌면 자연의 섭리 다름아니라 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비가 오면 땅이 더욱 다져지고 바람이 불면 잎새가 더욱 튼튼해지듯이 개울물의 돌들도 수많은 세월 거듭해 자신의 모습을 부끄럼없이 내보이듯 인내와 끈기가 중요하리라 본다.
우리가 메카니즘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쉽고 수월하게 성취하려면 오래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너져내리기도 쉬운 법이다. 정직하게 제자리에 잘 앉혀 쌓아올린 탑이 쉬이 무너지지 않고 몇 천년을 가듯이 말이다.
우리가 항시 유념해야 할 일은, 어떤 일의 경우이든 개개인 자신만의 욕망이 중요한게 아니라 다음세대에 물려주었을 때 떳떳하고 정립된 가치관을 거울로 보여줘야 한다. 그럴려면 자신을 존귀하게 생각하며 이웃도 공경하며 발딛고 살고있는 땅의 흙냄새에도 고마움을 느낄 줄 알며 문화예술도 숭상할 줄 아는 자세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하리라 본다.
우리 달성이라는 이름은 예부터 대구의 뿌리요 중심으로 자리해 온 빛나는 정신사를 가지고 있다. 새로 열리는 봄을 맞아 씬냉이나물처럼 풋풋하고 상큼한 기분으로 맞을 일이다.
**서지월/시인. 1955년, 고주몽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한민국 대구 달성 가창 출생. 2007년, 한국시인협회 로부터 향토적인 삶을 찬양하고 노래하는 대구광역시 달성군시인으로 선정됨. 2007년, 달성군 주관, 국제펜클럽 한국문인협회 KBS MBC 등 후원으로 詩碑「비슬산 참꽃」이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세워짐.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공동의장. 한중문예창작대학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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