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서지월 시-'시를 써서 무엇하나, 사람들아'
<시와 함께하는 오후>
시를 써서 무엇하나, 사람들아 / 서지월
시를 써서 무엇하나, 사람들아
내가 좁은 시장길 빠져 나오며 생각한 것이었네
시장바닥에는 생어물 건어물 포함해서
아직도 살아있는 닭들까지 그들이 탄생시킨
달걀무더기, 팔 없고 다리 없는 것들까지
참 많기도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쯤 해서
똑같은 틀 속에서 뜨겁게 익어 나온 붕어빵들
무슨 좋은 세상 맞은 듯 줄지어 얹혀 있지만
너들은 말을 못해 말을 못해!
움직일 수도 없어! 하며 귀뜸해 주려다 말았지만
그처럼 부질없는 일도 없듯이
사람들에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시를 써서 무엇하나?
차라리 산골짜기 시냇가 언덕 위에 피어나는
착한 꽃이 되지 꽃이나 되지
이렇게 중얼거리고 싶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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