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문/시가 있는 창]심예란 시-'조약돌'(2007.8.30)
조약돌
심예란
둥근 바다알 네 개가
유리바구니 속에서
아기바다새 하나씩 꺼내었다
아기바다새는
여린 부리로 유리바구니 쪼으며
창턱으로 널름거린다
나는 파도침대에 누워
바다가슴에 귀를대었다
파도 발톱에
뭍을 향해
새벽 해오라기 깃치는 빛으로
함성지르며 달려간다
처절썩--- 처절썩---
<해설>
-한 편의 시가 상상력의 산물이라면 이 작품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조약돌-둥근 바다알 -아기바다새의 연상작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유리바구니 속에 들어있는 '조약돌' 네 개를 '아기바다새'로 조약돌의 둥근 이미지를 알로 비유해 잘 살려내고 있는가 하면, 그 '아기바다새'는 '여린 부리로 유리바구니 쪼으며 / 창턱으로 널름거린다'는 생동감 있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시인은 그저 침대에 누워있을 뿐인데 바다이미지로 변용해 '파도침대에 누워 '/ 바다가슴에 귀를 대었다'는 것이고 보면 말이다. 그러니까 유리바구니 속에 들어있는 조약돌 네 개를 통해서는 보여주는 세계가 바다라는 또다른 세계로 열어보여줌으로써 시가 갖는 상상력의 세계는 이처럼 싱싱한 것이다. '파도 발톱'이라는 뛰어난 표현도 그러하거니와 '뭍을 향해 /새벽 해오라기 깃치는 빛으로 / 함성지르며', '처절썩--- 처절썩---' 달려가는 싱그러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서지월/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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