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壇]오정묵 시-'가을의 소리'
가을의 소리
오 정 묵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울움소리에
눈 들어 바라보니
제 고향 찾는
나뭇잎소리로다
싸늘하게 부는
가을 바람소리에
머리 들어 바라보니
뚝뚝 떨어지는
찬 빗방울소리로다
**오정묵 : 용정출신 조선족 시인.한의사.
<이 시를 말한다>
오정묵시인이 2006년 연변인민출판사에서 펴낸 시집『 가을의 소리』에 수록된 표제시 <가을의 소리>는 전형적인 한 편의 완벽한 서정시다. 이국정서가 흠뻑 묻어있는 이 시에서 우리는 이민족의 그리움을 읽을 수 있어 더욱 감동적이다. 보라, '남으로 날아가는 / 기러기 울음소리에 / 눈 들어 바라보니 / 제 고향 찾는 나뭇잎소리'라 읊었다. 그 기러기 울음소리는 고향을 찾아 날아가는 행위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제는 늙고 병들어 몸은 못 가도 마음, 혼이라도 고향을 향하는 간절한 이민족의 심사(心事)로 읽히는 것이다. 여기 중첩된 이미지로 나뭇잎 소리가 바스락 거리는데 역시 고향을 향한 간절한 몸짓의 소리인 것이다. 서정시의 비유와 상징의 절창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또한, '싸늘하게 부는 / 가을 바람소리에 / 머리 들어 바라보니 / 뚝뚝 떨어지는 / 찬 빗방울소리'라 읊었다. 역시 가을 바람소리와 찬 빗방울소리의 대비가 돋보이는데 여기에서는 정착해 머물러 살아가고 있는 회한의 심사(心事)가 깊이 배어있는 대목으로 익히는데 가을 바람소리와 찬 빗방울소리가 현실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이주해 살아가는 만주땅 조선민족의 망향을 달래는 가을날인 것이다. 어쩌면 고향에 대한 나아가서는 고국에 대한 간절한 갈망인지도 모른다. (한국 서지월시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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