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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신문]한국 사림시 특집,서지월 정경진 윤미전 신표균 강가애시인

아미산월 2008. 9. 21. 02:42

[길림신문]한국 대구 사림시 특집,서지월 정경진 윤미전 신표균 강가애시인

 

 

한국 대구 사림시 특집 

―서지월 정경진 윤미전 신표균 강가애 시인

 

한국시단에서 거의 17년동안 현대시창작에서 맹활약해온 대구시인학교 출신 시인들인 《사림시(思林詩)》 정경진 윤미전 신표균 강가애 시인들이 지도시인인 서지월선생과 함께 지난 여름 장춘을 다녀갔다. 장춘 본지 길림신문사를 다녀간 《사림시》 시인들은 중한문화교류의 장을 아름답게 장식하고저 이 특집을 부탁해왔다.     ―편집자

 

○ 서지월

 

내 사랑 (외1수)

 

길을 가다가도 문득
하늘을 보다가도 문득

 

지금은 안 보이지만
생각나는 사람

 

이 하늘 아래 꽃잎 접고
우두커니 서 있는 꽃나무처럼

 

내 생각의 나무가지는
서(西)로 뻗어 해지는
산 릉선쯤에 와있지만

 

밥을 먹다가도 문득
다른 길로 가다가도 문득

 

안 보면 그뿐이지만
생각나는 사람

 

 

인생을 묻는 그대에게

 

서 지 월

 

부는 바람 탓하지 마라
예비된 몸짓인것을

 

지는 꽃 한탄하지 마라
작별의 시간인것을

 

앞서 가는 자 부러워 마라
먼저 일어나 걸어가는것을

 

높은 나무의 열매 부러워 마라
부귀영화가 매달려 있음이
아닌것을

 

 

[서지월 략력]

 

● 1955년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 출생.

1985년 10월 제2회《전국교원학예술상》문예부문에 시 《꽃잎이여》로 대상에 당선, 문교부장관상 수상.
1985년 《심상》 및 《한국문학》신인작품상 시 당선으로 등단
1999년, 전업작가 정부특별문예창작지원금 수혜시인에 선정됨.
2002년, 중국《장백산모드모아문학상》수상. 2006년, 한국전원생활운동본부 주관, 시비《新 歸去來辭》가 영천 보현산자연수련원에 세워짐.
2007년, 달성군 주관, 한국시인협회 MBC,  KBS 등 후원으로 시비《琵瑟山 참꽃》이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세워짐.  중앙일보사《한국을 움직인 인물들》,조선일보《국내 주요인사 인물정보 BD》,문화일보《문화예술인 BD》련합뉴스《한국 주요인물》에 선정됨.
《韓國詩大事典》에 수록됨.

● 현재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 윤미전

 

그 무렵, 설야

 

안 보다 더 환한 밖

내뿜는 입김으로 휘청! 가벼운
팝콘처럼 튕겨져 내리다
나풀거리며
몰려들어 움푹 패인 발자국들의
알리바이를 바삐 지우고있다
한순간 길을 잃었나
강강수월래 돌듯 빙글빙글 도는
저 꽃의 무리, 어지러워라
키가 한뼘씩 웃자란
나무들에게
흰옷 한벌 지어 입히는

그 손길만이 부산할뿐이다
백목련 한그루 거느린
내 마음을
사그락! 사그락! 수없이 두드리는
몰스부호같은 그의 교신잎이되고
꽃이 되여 눈부시게 피여난다
어디를 가려고 저 무수한
눈발들은
이 경유지를 택했을가
마음밖으로 터져나오려
발돋움하는
목련꽃 봉오리 더디 오는 봄을
어찌하려고

 

[윤미전 략력]

 

1962년, 경북 칠곡 출생. 대구한의대학교 문예창작과 및 동대학원 졸업. 대구대 국문과 박사과정. 2004년,대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계룡문학상》시 당선. 2004년,제5회《적벽강여울소리 시인상》수상. 2005년, 일본 도쿄 아시아환태평양시인대회 참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칠곡군협의회 의장. 현재, 대구한의대학교 겸임교수. 대구시인학교 회장.《랑만시》 동인.

 

 

 

 

 

 

 

 

 

○ 신표균

 

길림성 옥수수밭 애가

 

손사래 치는 옥수수잎에서
보았을가

 

노을 싣고 흘러가는 저
구름에서나 보았을가
먼 눈길 손끝 한번 주는
이 없어

꼬부라진 혀끝 입안에 갇혀
한 목숨 이어왔을 그녀
가슴 저미고 가는 바람소리에서
나 들었을가

오뉴월 뙤약볕 옥수수밭
그늘에서
초점 잃은 눈빛으로 이방인
뒤모습 쫓던
한족 그 녀인

배냇저고리 속고쟁이 한번
벗어 본적 없이
알갱이 하나 하나 밀고 나오는
씨알 심으려 홑치마
두르고 감싸
통통히 품어 왔을가
벙어리 오십년 귀머거리
반세기

귀 막힌 사연 배불리
먹은 입 다물고
멀뚱멀뚱 세상 바라다보며
일흔여덟살 홀아버지
모시고사는
길림성 옥수수밭 할머니 처녀
마른 옥수수대만 그를
내려다 보고있다

 

[신표균 략력]

 

1942년 경북 상주 출생. 서울신학대학 신학과  수료 . 국제대학 경영학과 졸업. 미당문학제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박재삼문학제 시부문 대상 수상. 만해사상 문예지《유심》대우시인으로 작품 활동. 박목월시인 창간「심상」신인작품상 시 당선으로 등단. 대구문인협회 회원. 《사림시》 동인으로 활동.

 

 

 

 

 

 

 

 

 

 

○ 강가애

 

바람이래요

 

나를 후들기고 간 늦겨울비
복숭아나무들 눈꼽 떼기
시작했고
포도나무밑 냉이들은
저들끼리 속살거립니다

이럴 때는 혼자하는 려행이
참 좋겠습니다
마른 뚝새풀 듬성듬성한
논두렁 길은
그새 해동을 꿈꿉니다

산기슭, 봉분 몇 둘러앉아
인생은 바람이래요
남은 생은 둥글게
살다 오라나요

문득, 호랑가시나무
감아오르던 댕댕이덩굴처럼
당신의 등에 기대여 살아온
나를 봅니다

낚시군들 붐비던 강물은
날아간 메새 한마리 찾느라
두리번거립니다

먼 길 돌아온 송화강에
헝클린 마음 풀어놓습니다
떼지어 앉았던

철새들 날아오르며
잠시 내팽개친 나를 데리고

북쪽으로 날개를 젓습니다
북쪽으로 갈수록

하늘길은 환했습니다

 

[강가애 략력]

 

1960년 영천 출생. 본명 강영숙. 한국방송대 국문과 졸업. 2003년 영강문예상 최우수상 수상. 2004년 제1회 《복사꽃축제》 시 대상 수상. 2004년 《진달래산천시회》 시 대상 수상. 김유정문학상 수상. 제1회 가림토문학상 수상, 이육사문학제 시부문 대상 수상. 박인환문학제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 대구시인학교 《사림시》 동인으로 활동.

 

 

 

 

 

 

 

 

 

 

○ 정경진

 

껍데기의 노래

 

부뚜막의 불 끄지 않고
래일을 기다리는것처럼

래일이 있나 없나 궁금해지면
번뜩 눈 뜨고 밤 지새어 본다

두 귀 활짝 열고 두 눈 앞세워
새처럼 산으로 들로 바다로

휘휘 돌아보고 돌아오면
나는 또 내가 되여있는

세상에 다시 태여나는것이다
무거운 눈꺼풀에 깔린
꿈나라는
어느 곳이든 문 열어놓고
기다리고있다
딴 마음에 물들지 않게

단단히 묶어 떠나야 한다

머리맡에 집게벌레가
꿈틀거린다

너희들은 꿈나라 갔다 왔구나

벗어놓은 껍데기
바꾸어 태여나지 않은것 보면!

 

[정경진략력]

 

1954년 부산 출생, 동아대학교 원예학과 졸업.2001년 계간 《시현실》 신인상 시 당선으로 등단.2003년 제4회 《적벽강 시문학상》 수상. 2005년, 중앙일보 주관 제1회 《미당문학제》시부문 대상 수상. 중국 길림성《장백산》문예잡지 시상식 및 일본 도꾜 아시아환태평양시인대회 참가.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 《사림시》 회장.


 
출처 :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