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카테고리1

■[교육마당 21]<책머리 시와 그림>서지월 시-인간이 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거늘!

아미산월 2008. 8. 27. 08:41

 

 

■[교육마당 21]책머리 시와 그림/서지월 시-'인간이 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거늘!'■

 

인간이 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거늘!
자연유희, Mixed Media, 333.0×218.0cm, 2002년 / 김일환
인간이 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거늘!

-대구 지하철참사 영령들을 기리며


서 지 월



인간이 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거늘
누가 書冊을 덮고 이 시대의 등불인 양
거짓 환호로 길 밝혀 왔는가
언제나 등뒤에는 복면한 떼강도나 날도적같은
부정과 음모와 배반의 쇠사슬이 줄을 이었거늘
아무리 생각해도‘이건 아닌데…’가 아니라
아닌 게‘인 것’처럼 습성화 돼버린
오늘의 역사 앞에 풀뿌리에 다친
가엾은 풀뿌리생명들이 일순간에 무너졌으니
누가 당당히 나서서 호각 불어제끼며
정의의 깃발 펄럭이며 나아갈 수 있단 말인가

강을 두고 한숨 짓고 달을 두고 통곡하며
언덕을 두고 땅을 치며 울분 삼켜온
오, 몸서리치듯 그러나 우린 이 땅을 지켜온
진정한 민주시민인 것을!
비가 오면 다져지는 땅처럼 인내하고
거기 질경이같은 목숨 엉겅퀴같은 사랑으로
겨울이면 흰눈의 축복으로 살아왔거늘
선량한 풀뿌리는 봄이 오면 다시 돋고
여름 되면 꽃 피우나니, 억울하게 쓰러져 간
이 땅의 모든 영령들이여
그대들의 착하디 착한 마음 때묻지 않은
꽃으로 피어 다시 화안하게 설 날 있으려니
손에 손 맞잡고 서로 얼굴 맞대며
방글방글 웃는 날 기다려도 좋으리!

 

 
  <서지월>

·1985년 《심상》신인상에 시<겨울 信號燈>외 3편 당선.
·2002년, 중국「長白山文學賞」수상.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 《江물과 빨랫줄》, 《가난한 꽃》등.
·현재 대구시인학교,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지도시인.
 
 

<김일환>

·개인전 13회
·대구미술 100년사전
·한국아트페스티발
·현재 대구미술협회장

 
  Copyright (c) 2001, Madang21.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