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문학회]창립기념 시낭송회,임유화시인 초대시 낭송 가짐
2008년을 보내며, ‘서초심상문학회’가 성장하며 보여준 시낭송회와
이를 바탕으로 심상 출신 시인과 심상을 중심으로 한 심상가족이
이제 한국문학의 창달과 심상의 발전을 위해 ‘심상문학회’를 창립하여
<창립기념 시낭송회>를 개최한다.
◆서지월-임유화 홍문필시인
시전문지 <심상>은 고 박목월시인이 펴낸
전통이 깊은 시전문지로 널리 알져 있으며
한국시단에 많은 시인들을 배출해낸 요람이다.
여기에 대구에서는 서지월 임유화시인이 초청시인으로 참가하는데
심상문학회창립기념 시낭송회에서 서지월시인은 시 <나의 서정시>를
임유화시인은 박목월 시 <폐원>과 서지월 시 <달빛>을
초대시 낭송시인으로 참가해 시낭송을 한다.
박목월 시 <폐원>은 연인과의 이별을 읊은 박목월시인의 대표적인 연시이며
서지월 시 <달빛>은 박목월시인이 작고한데 대한 애도의 마음을
읊은 20년전의 시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열심히 해 나가는 '한민족사랑문화인협회' 한국측의 활동에
늘 귀기울여 주시기 바란다.
중국 훈춘조선족 홍문필시인도 참가해 시 <두만강>을 낭송할 예정이다.
일시: 2008년 12월 27일(토), 오후 6시 30분
장소:서초구민회관 음악감상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25 Tel:02-2155-8301~5)
<해란강 통신>
<낭송시> 廢園(폐원)
박목월(朴木月)
그는
앉아서
그의 그림자가 앉아서
내가
피리를 부는데
실은 그의
흐느끼는 비오링솔로
눈이
오는데
옛날의 나직한 종이 우는데
아아
여기는
貞洞(정동)
聖(성)미히엘 鐘樓(종루)가 보이는데
하얀
돌층계에 앉아서
추억의 조용한 그네위에 앉아서
눈이
오는데
눈속에 돌층계가 잠드는데
눈이 오는데
눈속에
가난한 薔薇(장미)가지가 속삭이는데
옛날에......
하고
내가 웃는데
하얀 길위에 내가 우는데
옛날에......
하고
그가 웃는데
서늘한 눈매가 이우는데
눈위에
발자국이 곱게 남는다.
忘却(망각)의
地平線(지평선)이 멀리 저문다.
ㅡ낭송 : 임유화
+ + + + +
<낭송시> 달빛
ㅡ목월선생님 추도
서 지 월
우리 집 정원의
배꽃가지 사이로 내리는 달빛 속에는
잘 빗질해진 머릿결
경상도 처녀의 분냄새와
그것도 경주시 내동면
혹은, 외동면의 사투리
물알로 들어있어
소매를 적시나니
밤마다 스스러워 뜰에 서면
둥두렷한 회심의 달
임은 가고,
처량타 산은
구강산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혼백만 남은
설운 달아,
빈 항아리 눈물을 채우고
어이하리야
지난 날 가랑잎 밟던 소리를,
우리 집 정원의 배꽃가지 사이로 내리는
그 달빛 속에는
누이의 하얀 모시옷 자락도 보이지만
남도를 날아와 앉은 두견이가
쓴 목청 돋구어
꽃 지는 온 밤을
온 밤을
울어 지새우노니.
ㅡ낭송 : 임유화 시인
<낭송시> 나의 抒情詩
서 지 월 (徐 芝 月)
열 대여섯 살 무렵부터 나는 열심히 서정시를 써왔습니다. 꽃과 나비, 새들의 하모니며 저녁마다 우러르던 바알간 노을빛에 그리움 같은 걸 묻어두며 누이의 화안한 미소에까지 나의 서정시는 번져갔습니다. 그러니까 우선 시는 곱다는 것으로, 크레용을 가지고 좋아하는 계통의 색깔을 골라 도화지 위에 박박 그려내는 그런 그림과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떤 해에는 비가 많이 내렸고 태양에 흑점이 많이 생긴 해로서는 농작물 피해 뿐만 아니라 눈이 산더미같이 와 억수로 추운 겨울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세상은 잔칫날 파장처럼 술렁거리며 저마다 생활의 짐을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여튼, 그런 것에 아랑곳없이 변소에 가 앉아 똥을 누면서 생각하듯 서정시는 계속 써 온 것입니다. 빨랫줄에 널린 빨래의 그 휴식의 표정을 보고 삶의 한순간이 애처로웁듯 초췌하다는 것을 밥을 먹으면서 힐끔힐끔 알아차릴 수 있었고 내가 그리던 사랑 나무의 핑크빛 사랑열매도 저문 강언덕 위로 낙하할 즈음, 나는 세상을 근심처럼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한편, 사물의 형상이라는 게 어두운 쪽은 잘 보이지 않듯이 용케 명암을 따지는 세상을 맞게 되었고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숨가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버릇은 서정시를 쓰는 그것만은 휙 뿌리쳐버리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베에토벤의 심포니가 더욱 강렬하게 뇌리를 때리었고 나자빠진 영혼처럼 서정시를 썼습니다만 흰 백합화를 흔들며 지나가던 소녀 꽃장수마저 거리에서 사라져버린지 오래 바람도 집 잃어 우는 하늘을 보았습니다.
내가 그만한 무지개 색깔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형편이라서 늘 눈물나고, 어릴 때는 노란 은행잎 주워 세면 마냥 즐겁기만 하여 더 가질려고 떼를 써 줍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신 다른 것에 눈을 흘리는 정황이 되었으니 때가 묻고 구성이 잘 되질 않았습니다. 비오는 날의 장단같은 것이 어딘가 맞지 않는 슬픔 느끼고 저무는 처마도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정녕코 오늘에 와서 이제껏 꽃이나 별이나 사물에서 보던 나의 서정시가 도시를 꽉 메운 빌딩 속 어딘가에 숨어, 눈 딱 감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하고 몇 번을 외쳐봐도 눈 떠보면 흰구름 한 송이 피어오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나의 서정시는 바람 구르는 새벽풀밭 잃고 새들이 날아와 야영할 숲마저 잃어버린 채, 세상의 마지막 광장 쪽으로 우리가 쓸쓸히 발 맞추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ㅡ낭송 : 서지월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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