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월시인 만주기행/**돈황 실크로드를 가다

[돈황-실크로드를 가다]1.연재를 시작하며

아미산월 2008. 10. 23. 19:09

[돈황-실크로드를 가다]1.연재를 시작하며

 

1. 연재를 시작하며

 본 연재는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서지월시인의 여섯 번째 기행으로 「돈황-실크로드를 가다」이다. 만주벌판을 토대로 하여 한국인에게 가장 밀접하면서도 크나큰 영향력을 미친 중국대륙은 불과분의 관계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서지월시인의 「돈황-실크로드를 가다」는 단순한 중국역사기행의 차원을 넘어서서 고구려 유민 고선지장군이 당나라때 실크로드를 개척한 인물로 그 땀과 혼이 서려 있는 그 땅을 1500여년이 지난 지금의 행보로 재조명해 보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서안에서 개최된 「실크로드-아시아시인대회」를 겸한 시인 특유의 필체와 풍부한 감성으로 엮어내는 연재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새롭게 조명해 보는 서안 및 돈황- 실크로드의 세계를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본다.


 ◇한국 중국 일본 시인들이 중심이 되어 중국 서안에서 개최된 아시아시인대회에서.


서지월시인은 대구에서 활동해 오며, 여느 시인들과 달리 특히 만주땅의 정서를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절하고 훈훈하게 잘 풍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과의 친선교류문화의 일환으로 정지용, 박용철 시인 일본초청행사 및 중국 서안 아시아시인대회 참여 등 국제적인 무대에 진출하여 남달리 목소리를 높여온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돈황-실크로드를 가다」에서는 서안에서 출발하여 돈황을 경유, 옥문관 양관 명사산 가욕관 만리장성 고비사막 천산산맥 등에 이르기까지 또 하나의 일대 장관을 이룬다.


역사의 시간을 깨우는 선지자가 요청되는 시대에 미래로만 향하고자 하는 막연한 기대의 부푼 꿈속에는 과거 역사의 혼이 깊이 내재되어 있을 때 인간의 삶은 더욱 눈부시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1500여년 전 중국 실크로드에 뿌린 고구려 유민 고선지장군이 이룩한 역사의 현장은 헛된 것이 아닌 전세계인의 문화적 척도로 자리매김 되고 있기도 하다. 이  피와 땀으로 얼룩져 새롭게 탄생한 이름 실크로드의 인생역전을 서지월시인과 함께 해 본다. <편집자주>


  일설에 의하면 중국의 시선 이태백은 동이족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활 잘 쏘는 동쪽나라’라는 뜻으로 우리와 같은 한민족이라는 말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또한 중국문헌에 의하면 ‘고구려인은 머리에 깃털을 꽃은 웅혼한 기상을 가졌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돈황호텔 로비 나체비천여인상앞에서-서지월 유안진 신달자 이가림시인과 함께.


  또한 돈황 막고굴에 가면 불화가 벽에 그려져 있는데 신라의 사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그곳까지 갔음을 입증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막고굴에는 혜초스님이 인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머물렀던 곳으로 막고굴에 왕오천축국전을 보관해두었다가 도난당한 사실도 중국에 의해 밝혀졌는데 바로 그 돈황인 것이다.


  오천년 역사를 이어 내려오며 우리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는 돈황은 어떤 곳인가, 서안에서부터 출발해 보기로 한다. 세계역사에 하나의 뚜렷한 선을 그은 실크로드, 즉 비단길은 중국 역사속의 한 장이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 보면 고구려 유민이었던 고선지 장군에 의해 이룩되었음을 우리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을 줄로 믿는다.

 ◇중국 당나라때 시인 두부 초상.


  필자가 서안에서부터 돈황, 돈황을 중심으로 한 실크로드 기행을 감행한 것도 그 이유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무수한 발자국을 남기지만 인간자신은 영원하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시냇가의 수양버들이 푸르름을 뽐내며 실바람을 풀어내지만 어느새 늙고 병들어 그 그루터기마저 썩어 문드러져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그 그루터기의 땅과 시냇물은 그대로 남아 흐르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 시대가 페이지를 넘기면서 인간은 가고 또 오기를 거듭하며 역사는 수많은 페이지를 장식해왔던 것이다. 유한한 인간의 목숨과 무한한 대자연의 맞물림 속에서 형성되어 온 인간의 역사가 바로 오늘날의 시간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것은 단절이 아니라 미래의 통로를 여는 연결 리로 형성되어 새로운 안목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살찐 돼지가 아닌 바싹 마른 소크라테스의 정신으로 우리는 세계를 바라볼 일이며 세상을 내다 보아야 할 것으로 안다


  이번 기행은 8월의 무더운 여름, 한국시인협회 주관으로 서안에서부터 시작된 <실크로드-아시아시인대회>이다. 시인인 이근배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비롯하여 김광림 유안진 신달자 이가림 서지월 정영선 등 20여명이 한국시인의 이름으로 참석하는 국제 교류의 무대였던 것이다.

 ◇돈황 막고굴의 모습.


잠시, 한국시인협회를 소개하면, 이렇다. 헤항 이후인 1957년 시인 유치환을 초대회장으로 조지훈 신석초 박목월 조병화 김남조 김춘수 김종길 정진규 허영자 이근배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필자는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으로 있기도 하다.


바로, 33대 이근배 한국시인협회 회장이 감행한 기행이기도 하다. 마침 2005 한국시인협회 발간 ‘2005올해의 좋은 시’에 필자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두보를 찾아 다닌 적 있었다>이다.


杜甫, 杜甫, .....

많이 듣던 이름의 杜甫를

찾아 다닌 적 있었다


드디어 몇 날을 헤메이다

三峽의 어느 고서화 기념품점에서

杜甫의 초상이 걸린 족자를 찾아내고

거기서 내 발걸음은 더 이상 옮겨지지 않았다


이미 늙은 나이의 杜甫는

수염을 기른 채 호을로

수양버들 곁에서

빈 허공의 조각달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때 杜甫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니 지금도 杜甫는 빈 허공의

조각달을 한없이 올려다 보고 있는데

바다 건너 한국에까지 모시고 온 杜甫 초상

나는 그를 마주하고 詩를 쓴다


ㅡ서지월 시 '杜甫를 찾아 다닌 적 있었다' 전문.


이 시가 바로 중국 서안에 갔을 때의 느낀 심경을 읊어본 것이다.


<계속>

 

(서지월시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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