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재를 시작하며
일설에 의하면 중국의 시선 이태백은 동이족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활 잘 쏘는 동쪽나라’라는 뜻으로 우리와 같은 한민족이라는 말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또한 중국문헌에 의하면 ‘고구려인은 머리에 깃털을 꽃은 웅혼한 기상을 가졌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한 돈황 막고굴에 가면 불화가 벽에 그려져 있는데 신라의 사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그곳까지 갔음을 입증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막고굴에는 혜초스님이 인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머물렀던 곳으로 막고굴에 왕오천축국전을 보관해두었다가 도난당한 사실도 중국에 의해 밝혀졌는데 바로 그 돈황인 것이다. 오천년 역사를 이어 내려오며 우리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는 돈황은 어떤 곳인가, 서안에서부터 출발해 보기로 한다. 세계역사에 하나의 뚜렷한 선을 그은 실크로드, 즉 비단길은 중국 역사속의 한 장이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 보면 고구려 유민이었던 고선지 장군에 의해 이룩되었음을 우리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을 줄로 믿는다.
필자가 서안에서부터 돈황, 돈황을 중심으로 한 실크로드 기행을 감행한 것도 그 이유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무수한 발자국을 남기지만 인간자신은 영원하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시냇가의 수양버들이 푸르름을 뽐내며 실바람을 풀어내지만 어느새 늙고 병들어 그 그루터기마저 썩어 문드러져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그 그루터기의 땅과 시냇물은 그대로 남아 흐르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 시대가 페이지를 넘기면서 인간은 가고 또 오기를 거듭하며 역사는 수많은 페이지를 장식해왔던 것이다. 유한한 인간의 목숨과 무한한 대자연의 맞물림 속에서 형성되어 온 인간의 역사가 바로 오늘날의 시간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것은 단절이 아니라 미래의 통로를 여는 연결 리로 형성되어 새로운 안목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살찐 돼지가 아닌 바싹 마른 소크라테스의 정신으로 우리는 세계를 바라볼 일이며 세상을 내다 보아야 할 것으로 안다 이번 기행은 8월의 무더운 여름, 한국시인협회 주관으로 서안에서부터 시작된 <실크로드-아시아시인대회>이다. 시인인 이근배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비롯하여 김광림 유안진 신달자 이가림 서지월 정영선 등 20여명이 한국시인의 이름으로 참석하는 국제 교류의 무대였던 것이다.
잠시, 한국시인협회를 소개하면, 이렇다. 헤항 이후인 1957년 시인 유치환을 초대회장으로 조지훈 신석초 박목월 조병화 김남조 김춘수 김종길 정진규 허영자 이근배 등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필자는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으로 있기도 하다. 바로, 33대 이근배 한국시인협회 회장이 감행한 기행이기도 하다. 마침 2005 한국시인협회 발간 ‘2005올해의 좋은 시’에 필자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두보를 찾아 다닌 적 있었다>이다. 杜甫, 杜甫, ..... 많이 듣던 이름의 杜甫를 찾아 다닌 적 있었다 드디어 몇 날을 헤메이다 三峽의 어느 고서화 기념품점에서 杜甫의 초상이 걸린 족자를 찾아내고 거기서 내 발걸음은 더 이상 옮겨지지 않았다 이미 늙은 나이의 杜甫는 수염을 기른 채 호을로 수양버들 곁에서 빈 허공의 조각달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때 杜甫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니 지금도 杜甫는 빈 허공의 조각달을 한없이 올려다 보고 있는데 바다 건너 한국에까지 모시고 온 杜甫 초상 나는 그를 마주하고 詩를 쓴다 ㅡ서지월 시 '杜甫를 찾아 다닌 적 있었다' 전문. 이 시가 바로 중국 서안에 갔을 때의 느낀 심경을 읊어본 것이다. <계속>
(서지월시인/記) | |||||||||
TOP Copyright ©2008,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
'♤서지월시인 만주기행 > **돈황 실크로드를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서지월시인의 만주기행과 돈황-실크로드를 가다 (0) | 2009.08.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