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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서지월 시-'내 한 생 걸어온 길이'

아미산월 2008. 10. 9. 10:18
[영상시]서지월 시-'내 한 생 걸어온 길이' 
 

    내 한 생 걸어온 길이

    서 지 월

    내 한 생 걸어온 길이
    엉겅퀴꽃 피어있는 풀밭길이었다면
    그 풀밭 엉겅퀴꽃 다시 피어서
    청산 가는 나비 불러 쉬어가라 하겠지

    내 한 생 걸어온 길이
    굽이도는 돌담길이었다면
    아직도 비와 바람 굳건히 이겨내며
    이끼옷 벗삼아 살아가고 있겠지

    내 한 생 걸어온 길이
    낮은 대로 낮은 대로 몸 낮추며
    흘러가는 시냇물이었다면
    더 넓은 세상으로 흘러가
    돌아오지 못하는 망망대해에 이르겠지

    내 한 생 걸어온 길이
    가을날 감나무에 오래도록
    매달려 있는 까치밥이었다면
    나 이제 하늘길 열어가는
    까막까치 밥 되어도 좋으리

    **서지월 인생시 '내 한 생 걸어온 길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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