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아름다운 사람들](2008.9월호)<서지월시인과 함께-37>오정묵 시-'가을의 소리'
[법왕사보]「맑고 아름다운 사람들」(2008.9월호)
<서지월시인과 함께-37>오정묵 시-'가을의 소리'
가을의 소리
오 정 묵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울움소리에
눈 들어 바라보니
제 고향 찾는
나뭇잎소리로다
싸늘하게 부는
가을 바람소리에
머리 들어 바라보니
뚝뚝 떨어지는
찬 빗방울소리로다
**오정묵 : 용정출신 조선족 시인.한의사.
◆두만강 사이섬(간도:間島)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한국 서지월시인과 조선족 오정묵시인.
<해설>
이민족의 회한의 심사(心事)
-연변인민출판사에서 펴낸 중국 용정 오정묵시인 시집『 가을의 소리』에 수록된 표제시 <가을의 소리> 다. 오정묵시인은 조선족시인으로 1954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팔도향 팔도촌에서 출생한 한의사이기도 하다. 세계전통의학과학원으로부터 전총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1년도에는 3명의 암환자를 치료하여 쌓은 경험으로 미국에서 펼친 제2회 국제전통의학 암치료경험교류회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며 노인치매증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서 홍콩에서 세계전매 일등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업적과 사적이『 중화명의사전』등 수십 권의 각종 사전에 수록됐으며 현재 용정시 강덕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변 가사전문지 『해란강여울소리』사장 및 연변작가협회 회원 연변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용정이라면 윤동주시인과 문익환목사가 태어난 곳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내가 대한민국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에서 태어나 고향을 뜨지 않고 시를 쓰며 살아가고 있듯이 오정묵시인 또한 자신이 태어난 중국 길림성 용정에서 태어나 용정을 뜨지 않고 그곳에서 시를 쓰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며 명의로 이름이 나 있는데 요행히 지난 제8차 만주기행 차 연길을 갔을 때 이미 연변시인협회 김응준회장님께서 한국 서지월시인이 온다는 소식 접하고 오정묵시인과 내가 만나는 날짜와 시간을 정해놓았던 것이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2008년 6월 26일 오전 연변공산당위원회에서 특별배려로 내어준 승용차에 몸을 실어 연변시인협회 김응룡비서장 등과 함께 용정으로 향했던 것이다. 중국 연변 조선족사회에서 애송시가를 많이 창작해 유명하신 황상박시인도 마중나와 계셨는데『해란강여울소리』라는 조선민족의 얼과 소리를 담은 신문을 가지고 나오셨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연변조선민족 가사신문『해란강여울소리』편집을 맡고 있으며 연변가사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이기도 했다.
오정묵시인이 소장으로 있는 용정시강덕진료소를 들어서는 순간 옛 우리 시골풍경을 자아내듯 연세드신 분들이 병원 안으로는 다 들어가지 못하고 줄을 잇듯 대문간까지 양산을 접고 앉아서 진료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진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나이 많은 의사인 줄 알았는데 젊다면 아직 젊은 50대 중반인 오정묵시인이었다. 참으로 반가웠었다. 의사로 만난게 아니라 같은 시인으로 만났으니 나는 더욱 흐뭇했던 것이다.
하루종일 오정묵시인이 안내해 준 대로 한국시인으로서는 처음 가 본 곳이 여러군데였는데 그 모두가 내겐 큰 감동으로 다가왔었다. 개산툰을 넘어 두만강 '사이섬(간도:間島)'에 갔는데 북한이 훤히 바라보였으며 한반도에서 우리 민족이 두만강을 건너 이주해 온 그 본거지가 '사이섬(間島)'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사이섬(간도:間島)에서 국사발을 하나 발견해 주워왔는데 바로 과거 우리 이민족이 정착해 살았을 때 사용하던 것으로 보였다.
오정묵시인은 그곳 어곡전에서 유기농볍쌀도 재배하고 있었는데 과거 중국 황제에게 바치는 볍쌀이 이곳 어곡전에서 생산한 쌀이라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윤동주시인 생가와 마주하고 있는 문익환목사 생가였다. 윤동주시인과 문익환목사는 용정중학교 동기생으로 이곳 용정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위인들이다. 오정묵시인이 바로 문익환목사가 살았던 집을 개인소유로 사서 앞으로 보수하여 조선민족의 얼과 문화창달을 위해 쓰여지는 공간으로 꾸미겠다는 포부를 내게 밝혔는데 참으로 감동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돈을 벌어서 무엇하는가. 그는 돈을 벌어서 개인축적하지 않고『해란강여울소리』 신문 지원사업, 어곡전 경작, 문익환목사 생가 복원 등 여러 문화운동에 한목숨 바치는 보기드문 시인이며 한의사였던 것이다.
오정묵시인이 2006년 연변인민출판사에서 펴낸 시집『 가을의 소리』에 수록된 표제시 <가을의 소리>는 전형적인 한 편의 완벽한 서정시다. 이국정서가 흠뻑 묻어있는 이 시에서 우리는 이민족의 그리움을 읽을 수 있어 더욱 감동적이다. 보라, '남으로 날아가는 / 기러기 울음소리에 / 눈 들어 바라보니 / 제 고향 찾는 나뭇잎소리'라 읊었다. 그 기러기 울음소리는 고향을 찾아 날아가는 행위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제는 늙고 병들어 몸은 못 가도 마음, 혼이라도 고향을 향하는 간절한 이민족의 심사(心事)로 읽히는 것이다. 여기 중첩된 이미지로 나뭇잎 소리가 바스락 거리는데 역시 고향을 향한 간절한 몸짓의 소리인 것이다. 서정시의 비유와 상징의 절창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또한, '싸늘하게 부는 / 가을 바람소리에 / 머리 들어 바라보니 / 뚝뚝 떨어지는 / 찬 빗방울소리'라 읊었다. 역시 가을 바람소리와 찬 빗방울소리의 대비가 돋보이는데 여기에서는 정착해 머물러 살아가고 있는 회한의 심사(心事)가 깊이 배어있는 대목으로 익히는데 가을 바람소리와 찬 빗방울소리가 현실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이주해 살아가는 만주땅 조선민족의 망향을 달래는 가을날인 것이다. 어쩌면 고향에 대한 나아가서는 고국에 대한 간절한 갈망인지도 모른다. (한국 서지월시인/記)
◇서지월:민족서정시인.
▲1955년, 대고구려를 건국한 고주몽과 연개소문과 같은 생일인 음력 5월 5일 단오날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일리 371번지에서 태어남. 본명 서석행(徐錫幸). 아명은 건식(巾湜).
▲중학교 2학년때인 1970년 소년조선일보에 동시 <초록빛 잎새>가 발표되면서부터 시를 쓰기 시작
▲『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 되어 등단.
▲중국「장백산문학상」(세계문학상) 수상.
▲「전업작가 대한민국 정부특별문예창작지원금 1천만원 수혜시인」으로 선정됨.
▲한국전원생활운동본부 주관, 詩碑「신 귀거래사」가 영천 보현산자연수련원에 세워짐.
▲한국시인협회 창립 50주년기념 향토적인 삶을 찬양하고 노래하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시인으로 선정됨.
▲달성군 주관, 한국시인협회 대구문화예술총연합회 MBC KBS 매일신문 영남일보 등 후원으로 詩碑「비슬산 참꽃」이 비슬산 자연휴양림에 세워짐.
▲2008년, 서울특별시「시가 흐르는 서울」에 시 <내 사랑>, <인생을 묻는 그대에게>가 선정됨.
▲백담사 만해마을 <세계평화의 시벽>에 육필詩「강물에서」가 동판으로 새겨져 있음.
▲중앙일보「한국을 움직인 인물들」,조선일보「국내 주요인사 인물정보 BD」,문화일보「문화예술인 BD」,연합뉴스「한국 주요인물」에 선정됨.
▲현재,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 만주사랑문화인협회 상임고문. 한중문예창작대학 지도시인.
ㅡ「가늘은 나뭇가지 같은 시인이여, 그래도 그 가늘은 나뭇가지에 날으는 새를 쉬어가게 하고 잎 돋게 하고 꽃 피게 하는 거룩한 존재 그대는 시인이느니라. 배 고파도 만세! 무시당해도 만세! 푸른 하늘과 들의 꽃이 우리의 벗이니 만만세!」(서지월 담론-'시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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