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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땅 조선족 문인들께]보람된 설명절이 되시길 빕니다

아미산월 2008. 2. 8. 07:24

** 희망찬 새 해,
보람된 설명절이 되시길 빕니다
2008년 무자년 한해에도 문필이 더욱 빛나시길 바라며
민족의 긍지를 함께 했으면 합니다.


 

= 한국 대구 서지월시인 드림 =

 

[신년시] 새날 새아침의 詩 ⊙⊙⊙⊙⊙

서 지 월

지금도 먼 시간의 새벽녘에는
흰눈 밟고 물 길어오는
코고무신 소리 들려오고 있으리.

눈 덮인 싸리재 너머
사푼사푼 걸어오시는 임의 치마자락 스치는 소리
靑솔가지 꺾어들고
벌써 대문간에 와 있으리.

하늘에서는 오천년만에 처음 열리는 하늘에서는
무우청같이 싱싱한 닭울음소리
지네기와집 용마루를 넘어오고

새로 태어난 아기들
이 나라 이 땅의 새로 태어난 아기들
번져나오는 웃음소리
아침상 은수저 위에 빛날 때

우리는 다시 길을 가야 하리
저마다 쇠방울을 단 牛車를 끌고
동무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씨동무
푸른 보리밭길을 따라서, 따라서......

 

<'문예시대' 특집 시작노트에서>


  내가 시의 길을 그렇게 많이 걸어온 건 아니지만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굽이진 길을 쓰리고 아린 아리랑고개처럼 왔기에 긴 시간처럼 생각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떤 길을 모색하더라도 여기의 시는 내 시의 전형이라 감히 힘주어 말할 수 있는 작품들을 엄선해 본 것이다.

  즉, 전통서정시가 되겠는데 여기에서 전통이란 우리 민족만이 누리며 가질 수 있는 정서 아니겠는가. 전통정서가 민족정서가 융화되어 민족서정시가 된다고 보는데 나는 젊은 날부터 이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가난한 꽃>에서는 소박한 산골 풀내음 정서가, <江물과 빨랫줄>에서는 시골 마당가의 빨랫줄과 모성애, <첫 뻐꾸기 울음소리>에서는 누이의 죽음을 뻐꾹새소리의 부활적 이미지와 접목시켜 보았으며,  <파냄새 속에서>는  어머니의 자애로움을,  <푸른 하늘의 뜻은>에서는 내 살아온 삶의 정서를,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에서는 남북분단과 통일에의 염원을, <비슬산 참꽃>에서는 우리 민족 고유정서와 애환을, <韓國의 달빛>에서는 고유정서와 민족정서의 융합을, <朝鮮의 눈발>에서는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밥그릇>에서는 역시 우리 민족의 혈통의 내림을 읊었던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저 만주땅 우리 한민족 정서가 되겠는데 무궁무진하다 아니할 수 없는 것은 오천년 역사 시원의 땅일 뿐만 아니라 고조선을 거쳐 부여 고구려 발해를 잇는 민족혼과 일제치하 독립운동 정신사가 맞닿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정치를 하든 과학을 하든 경제를 하든 예술을 하든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 될 부활을 꿈꾸어야 하는 땅이다. 그게 없으면 우리는 애비 없는 자식으로 앞만 보고 가다가 뿌리 잃은 민족으로 불운을 맞게 되는 것이다. 두고 보라구!  (서지월 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