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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박재삼문학관' 건립에 바치는 서지월 시인의 축시

아미산월 2010. 4. 4. 08:55

ㅁ[동북아신문]'박재삼문학관' 건립에 바치는 서지월 시인의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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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문학관' 건립에 바치는 서지월 시인의 축시
재삼문학관 건립]

 

 

◆ 생전의 박재삼시인과 서지월시인.

 

김소월 서정주 박목월을 잇는 한국전통서정시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는 경남 삼천포 출신 박재삼시인의 빛나는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박재삼기념사업회(회장 정삼조시인)와 사천시가 추진하여 박재삼문학관이 건립되어 오는  2008년 11월 21일(금) 오후 3시 경남 삼천포 노산공원에서 박재삼문학관 건립기념식을 개최한다.

고 박재삼시인은 일찌기 고은, 황동규시인 등과 함께 미당 서정주 문하의 수제자로 한국적 한을 가장 잘 현대시로 형상화한 시인으로 꼽힌다.
서지월시인은 고 박재삼시인에 의해 3번이나 시가 당선되는 등 화려하게 문단에 얼굴을 내밀어
스승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수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에 건립된 박재삼문학관에는 생전 박재삼시인이 제자 서지월시인에게 등단 기념으로 써준 육필시 <아득하면 되리라>가 서지월시인이 2006년 박재삼문학관에 기증한 바 있는데 영구 보존된다.

이날 박재삼기념관 개관기념 행사에서 서지월시인은 스승 박재삼시인을 기리는
축시 <하늘과 강과 나뭇잎과 바다에 내리는 햇빛>을 낭송할 예정이다.

 

  [박재삼기념관 개관기념]<축시>서지월 시-'하늘과 강물과 나뭇잎과 바다에 내리는 햇빛'  

 

하늘과 강물과 나뭇잎과 바다에 내리는 햇빛

 

서 지 월

 

하늘은 햇빛을 내리시어 만물을 살찌우게 하느니
말하자면, 흘러가는 강물의 반짝이는 물무늬나
술렁이는 나뭇잎의 싱싱한 물결
천파만파 은빛 비늘로 살아 움직이는 파도물살
이 모두를 찬란한 꽃밭으로 가꾸시고
이승의 제일로 환한 빛깔로 노래하셨으니
스승께서는 지금도 우리 머리 위에서
천년을 쉬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과 벗하여
빙긋이 웃고 계시리

가난한 골목에 피어난 꽃들의 붉은 울음
가을 강의 붉은 목젖같은 올음들까지를
다 이승의 제일로 아름다운 빛깔로 노래하셨으니
햇빛이 나뭇잎을 데불고
바람이 청솔가지를 데불고
강물이 물결을 데불고
바다가 파도물살을 데불고 놀듯
스승께서는 유심히 바라보고 계시리

가진 것은 없었으나 스승께서는
은혜로운 하늘과 바람과 강물과 나뭇잎을
가장 윤이 나는 보배로 빚어놓으셨으니
새소리의 무늬마저 어른거리는
한 사발의 냉수에 담으셨으며
한 많은 춘향이 옷고름 끝에 번지는
아롱진 눈물 속에서도
이승의 무료한 슬픔과 화안한 기쁨 아우르며
왼갖 빛깔의 수를 수틀 속에 심으셨나니

아아, 스승께서는
이승에서 제일로 서러운 빛깔과
제일로 아름다운 빛깔을 보여주셨나니
보여주셨나니

 

(2008년 11월 20일 밤, 01시 33분)

 

2008년 1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