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한국시단

[우리詩](2010년 2월호)<신작시>서지월 시-'저 흰 꽃잎' 외1편

아미산월 2010. 1. 9. 23:31

[우리詩](2010년 2월호)<신작시>서지월 시-'저 흰 꽃잎' 외1편

 

저 흰 꽃잎


서 지 월


저 흰 꽃잎 좀 봐!
무겁게 내려앉는 붉은 꽃잎이 아니라
스민 것은 모두 버리고 가볍게 흩날리는
저 무명적삼같이 바람에 날리는……


나는 보았지
봄날의 연두빛 잎과 노랑나비를
그리고 철쭉꽃같은 분홍의 꽃잎을……


아니면 숨가쁘게 울어대는
여름날의 매미소리와 짙은 녹음의 무장을……


그러나 살아 있다는 것이 때론 즐겁고 쓸쓸키만 하듯
손내미는 단풍들의 잡히지 않는 하늘속에
기러기처럼 가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더란 말인가


아, 저 흰 꽃잎!
세상걱정 모두 잊은 듯
멀어져 가는 발걸음 앞에 두 손 모으듯
쌓여서 조금도 아플 것 없는 저 몸뚱아리들!


좀 봐!……


**2000년 12월 24일 밤, 내리는 흰눈 속에 세상을 뜨신
미당 서정주시인 영혼을 노래한 시임.


눈발을 보며


서 지 월


인간의 德 없이 살다간
未堂을 생각하며
풀풀풀 날리는 눈발을 본다
저 눈발들 기약없는 客처럼 와서는
우리네 사는 세상 잠시 눈 씻게 하겠지만
왜 그리들 잘났는지
스승이 걸어온 구부정한 길
스승이 걸어간 무거웠던 길
그러나 客들만 붐볐을 뿐
客들만 눈 쌓여 눈 씻게하는
葬地에서 고개 떨구었을 뿐
아, 뵈지 않는 인간들이여
스승이 구부정하면 그 제자도
함께 가는 마음이어야 하는 법
스승이 무거운 짐 졌다면
제자 역시 그곁 떠나지 않아야 하는 법
法道없는 세상에 다시는
눈이 찾아 오지 않을 것 같다


 

<약력>


▲1955년, 대구 달성 출생.
▲1985년,『심상』,『한국문학』신인작품상에 각각 시가 당선 되어 등단. 
▲1993년, 제3회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2002년, 중국「장백산문학상」수상.

▲시집,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江물과 빨랫줄』,『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백도라지꽃의 노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 있음.
▲한중문예창작대학, 대구시인학교 지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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