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똥 / 서 하
어제는 달빛에 취해서
청송교도소 무기수 그에게 편지를 썼다
한 장은 달빛이 쓰고
또 다른 한 장은 별빛이 쓰고
오늘 아침 다시 읽어보니
그의 쐐기눈썹 같은 글자들이
시들기로 작정한 꽃잎들처럼 버석거린다
동그란 지우개의 엉덩이로
근질근질한 근황들을 지그재그로 문지른다
여기저기 검은 빛 알갱이들
코스모스 씨 같은 말의 배설물들
온몸이 항문인 지우개도 똥을 눈다
자신의 살 헐어내고 있는지
엉덩이 우묵 들어간 달빛 냄새 자욱하다
서 하
시인 · 본명 정례(庭禮), 경북 영천 출생
1998년『대구문학』, 1999년『시안』으로 등단

강주영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2009년 아트G&G 초대전, 2008년
Bongsan art Fair 동원화랑 초대전, 2009 구상대제전, 2009 부산국제아트페어 외
단체전 100여회 · 제16회 고금미술선정 작가상, 구상전 우수상,
개천미술대전 특별상 등.
「제18회 가을문학제 - 문학, 그림과 만나다」
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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