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전 토템세미나]<창작가곡무대>남영전 시-'사슴' 외1편
-2009년 12월 10일(목) 부산 부경대학교에서 개최-
   
◆작곡가 임우상, 작곡가 권은실교수, 소프라노 양원윤, 피아노 이수정교수
-시낭송전문가 김명음교수 등이 남영전 토템시 낭송을 하며 남영전 토템시 <사슴>, <바람>을 창작예술가곡으로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권은실교수가 작곡해 소프라노 양원윤교수와 피아니스트 이수정교수의 반주로 무대에 올려지며 민족서정시인인 서지월시인의 대표시 <한국의 달빛>에 계명대 임우상 명예교수가 곡을 붙인
창작예술가곡을 역시 소프라노 양원윤교수와 피아니스트 이수정교수의 반주로 무대에 올려진다.
[남영전 토템세미나]<창작가곡무대>남영전 시-'사슴' 외1편 |
사슴

남 영 전
안개 감도는 신비한 천국에 오르내리고 이 세상 울창한 수림속 드나드는 사슴 새파란 바다에 동동 뜬 붉은 산호인가 새하얀 물결에 활짝 핀 인삼꽃인가
창천과 수림 사이에서 푸른 바다와 하얀 물결 사이에서 경건한 기도 전하느라 풍요한 록지 찾아내느라 온순한 천사는 초췌하게 지쳤다 사악한 도깨비 쫓아내느라 아늑한 보금자리 꾸리느라 추구의 군신은 날쌔게 달렸다
붉은 산호와 인삼꽃 떨어지면 영특한 푸른 넋 받쳐주고 재생하면 군산을 진감하는 위엄 세워주어 생명은 엉키여 가루로 맺히고 몸을 베면 선혈은 자양분으로 흐르네 그래서 사슴발굽 장엄한 신당에서 춤추고 사슴뿔은 호신보로 자랑 떨치고 울음소린 축전의 장구소리로 울린다 붕새의 날개와 더불어 신단수의 가지와 더불어 어엿한 왕관에 우거지고 성결한 전당에 나풀거린다
흐르는 교량인가 우뚝한 비석인가 림해속을, 백운속을, 어둠속을 옮아다니며 신안속에, 희망속에, 심령속에 깃든다
사슴발굽소리 뚜벅뚜벅 잠자는 심금을 깨운다 백두의 뭇별을 밝힌다 만천의 뭇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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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남 영 전
바람의 집은 삼림 바람의 집은 초원 바람의 집은 크고작은 푸른 잎새와 꽃망울
바람은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물어 돌아오며 날마다 분주히 돌아친다 산노래도 부르고 물노래도 부르며 따사롬도 끌어오고 시원함도 실어다가 봄날의 초록 여름의 무성 가을의 풍요 키우지만 자기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
바람이 집을 잃으면 아우성치고 울부짖고 야단친다 바람이 격노하면 모래자갈 휘몰고 하해를 뒤엎고 하늘땅을 만신창으로 들볶는다 그러다가 노그라지면 페허에 웅크리고 한잠 잔다
바람에게 집을 찾아주자 바람에게 도적맞힌 고향 찾아주자 바람에게 짓밟힌 정원 찾아주자 그래서 바람도 뜨르르한 집에 살며 가장 흥겨운 노래 부르게 가장 어여쁜 경치 실어오게 하자 오로지 바람이 안일해야만 인간세상 기쁨 넘쳐나리
바람은 돌아갈 집이 없어 떠돌이하는수밖에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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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 토템세미나]<창작가곡무대>서지월 시-'한국의 달빛'

서 지 월
쟁반 위에 놓여져 床을 받치고 더러는 바람부는 청솔가지 솔잎 사이로 물소리 흩뿌리는 수작을 걸면서 억겹 산을 넘어 지름길로 오는구나
玉돌이야 갈고 닦아 서슬이 푸른 밤 싸늘한 바위 속 어둠 밝히며 쟁쟁쟁 울려오는 은쟁반 소리 은쟁반 위의 거문고, 바람이 흉내내는 나의 파도소리……
옛날엔 이런 밤 홀로 걸었노라. 걸어서 거뜬히 몇 십리도 갔노라 짚세기 신고 돌담길 세 번쯤 돌아 모시적삼 남끝동 임을 만나고 수줍어 돌아서는 강물도 보고 손 포개고 눈 포개고 달빛 또한 포갰노라
창망히 멀어져 간 수틀 위 꽃밭과 애달피 구슬꿰는 피리소리가 시렁 위에 얹혀서 돌아올 때면 쑥국쑥국 쑥국새는 숲에서 울고 칭얼칭얼 어린것은 엄마품에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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