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학](2009.겨울호)서지월 시-'내 詩碑 제막 준비과정에서 일어난 해괴망측한 일'
내 詩碑 제막 준비과정에서 일어난 해괴망측한 일

서 지 월
인자하신 달성군수님께서는 내게 「주인공이신 서지월선생님이 가장 기분 좋아야 합니다」 라며, 비슬산자연휴양림 내 詩碑 건립에 대해 푸근한 인정의 말씀 베푸셨는데 군청 공무원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전업으로 어렵게 시 쓰며 살아오시면서 좋은 작품을 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과 월수입 50만원도 안 되는 사정 생각해 작품료는 커녕 「서지월선생님을 위해 詩碑를 세우는게 아닙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 비슬산을 홍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참꽃시를 전국적으로 공모하려다 마침 있어 그 시를 선택했다고(내겐 완전 거짓말 하는) 그리고「詩碑제막과 서지월선생님과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그래서 詩碑제막 때 인사말도 없습니다」 (군수님께서는 나를 주인공이라 했는데?) 「군수님도 참꽃축제 기념식에서 기념사 하시기에 시간 관계상 詩碑제막식 때 인사말씀 군수님도 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이런 해괴망측한 공무원이 다 있나 싶었지요 꼭 자신의 끗발로 詩碑 세우는 것처럼 그게 말이 되느냐고 되받았더니 그제서야 아랫공무원 부르더니 「어, 김주임. 그럼 서지월선생님 인사말 넣어!」 나는 문화예술단체장님들도 오실 건데 대구문협회장님 축사는 들어가야 되지 않겠느냐 했더니 또 널어놓기를,「달성군 기관단체장 20여분 참여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합니다 곧 바로 점심시간이고 해서.....」 격분된다기 보다 가소로워 말문이 그만 막혀버렸습니다 공무원이 자신을 위해 공무를 보는지 군민을 위해 봉사하는 건지 통 모르겠더라구요 내 배꼽이 한참 웃었드랬습니다 요즘 세상 지역마케팅 전략이 저명문인 상대로 하는 문학작품 이벤트가 그것인데 불구하고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였으니 이런 사정을 어디에 털어놓아 볼꼬? 조금도 예술인을 우대하거나 상의해 추진하려는 생각 전혀 없이 옷감 재단하듯 하며 마구 폼잡는 거 비슷했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이런 것 알아 나처럼 열 받는 일 없었으면 해 談詩로 써서 끌쩍여 놓는 것입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