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쓰기와 읽기/▶창작예술가곡 모음

[낭송시]서지월 시-'왜 수레바퀴는 굴러가서는 돌아오지 않는가'

아미산월 2009. 8. 26. 02:00

ㅁ[낭송시]서지월 시-'왜 수레바퀴는 굴러가서는 돌아오지 않는가'

 

왜 수레바퀴는 굴러가서는 돌아오지 않는가

 

 

서 지 월

 

왜 수레바퀴는 굴러가서는 돌아오지 않는가
한참을 생각다 보니 날이 저물었다.


두 송이의 꽃과 두 개의 찻잔을 마주하고
내다보는 창밖 눈은 내리고
기별없이 눈 내리는 소리


지금 어디메쯤 언 땅을 딛고
내 마음 천년 수레바퀴는 포로의 강을 지나
어느 잡목숲을 굴러가고 있는가


비운 찻잔을 놓고
마주앉은 사람의 눈을 들여다 본다
바람이 분다


사람의 따뜻한 체온이라지만 난로가 없고
저 유리문이 없다면
들짐승과 다름없다는 생각에
왜 굴러간 수레바퀴는 시간의 기름을 치고
돌아오지 않는지


옷깃을 세우고 우리가 일어날 즈음
눈은 멎고 깜깜한 하늘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두 힘의 수레바퀴는 지금
한짐 가득 눈뭉치를 싣고 더욱
미끄럽게 미끄럽게 이 세상 끝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도 그처럼 가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듯
미끄러운 유리문을 밀고 나왔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