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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가곡]서지월 작시-'울릉도 섬말나리꽃'

아미산월 2009. 4. 22. 12:09



     

    [우리시대 서정시-3]<창작가곡>서지월 작시-'울릉도 섬말나리꽃'


      [울릉도 가곡]서지월 작시-'울릉도 섬말나리꽃'
       

      울릉도 섬말나리꽃

       

      서 지 월

       

      1.

       

      울릉도라 섬말나리꽃 피면 오세요
      뱃고동 소리에 떠나간 님 안부 물으며
      노랑저고리 초록치마 목 내어밀고
      늴리리야 늴리리야, 신명도 좋아
      버선발 들어 가녀린 허리 춤 잘도 추어요

       

      2.

       

      울릉도라 섬말나리꽃 지면 서러워요
      갈매기 소리에 그리운 님 슬픔 달래며
      긴 한숨만 쌓인 채로 해 저물고
      늴리리야 늴리리야, 님 가고 말아
      버선발 내려 그 자리 주저앉아 버려요

       

      3.

       

      울릉도라 섬말나리꽃 기다리며 살아요
      사슴의 구슬픈 울음소리 멀어져 가면
      매서운 설한풍에 문 걸어 잠그고
      늴리리야 늴리리야, 봄 오고 여름 되면
      노랑저고리 초록치마 다시 얼굴 내밀어요

       

       ■ 해설 ■

       

      ㅡ일생을 살면서 누구에게나 딱 한 사람 설한풍 같이 맵고 짠 님 왜 없었으랴. 배고파 보지 않는 자가 굶주려 사는 사람의 마음 헤아리기 어려운데 울릉도 섬말나리꽃은 피고 지고, 지고 피는 긴 세월 동안 자신처럼 외롭게 사는 사람에게 혹여 떠나간 님 다시 찾아올까. 바다 위에 웃자란 섬처럼 쓸쓸하게 사랑 기다리는 그, 측은지심 같은 서러운 한 여인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

      뱃고동과 갈매기, 사슴이 섬말나리꽃과 어울려 시간을 말아 올리는 울릉도에 결국 님은 오지 아니하고 해는 저물어 내밀었던 목마저 집어넣으며 마음의 문 걸어 잠그는데 대신 위로의 마음을 보내줄 동해의 푸른 물결이 잔잔히 떠오른다.

      봄 오고 여름 되면 노랑저고리 초록치마 다시 갈아입고 얼굴 내미는 울릉도 섬말나리꽃, 중매 잘 서면 술이 석 잔이요 잘못 서면 뺨이 한 대라더니, 온종일 피었다가 시드는 저 울릉도 섬말나리꽃은 술이 석 잔 되려나?  <임해 시인>

       

        1연에서는, 육지가 아닌 섬이어서 꽃말도 '섬말나리꽃'이라서 외딴섬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부각된다. 아무도 봐 줄 사람 없는 섬 마을에 홀로 피어 하마올까 울어대는 뱃고동 소리에 귀 열어 놓고 기약없이 떠난 님 기다리는 여인으로 승화시켜 섬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것도 확연히 드러난다
        또한, '섬말나리꽃'을 노랑저고리 초록치마 입은 여인으로 의인화 해 가려린 목 내밀어 콧노래 흥얼거리며 신명 좋게 외씨 버선발 들어 낭창낭창 춤을 춘다 표현했다. 의지 할 곳 없어 이리저리 흔들리는 신세지만 안으로는 강인함이 배어나오는 섬말나리꽃의 선명한 이미가 돋보인다

       2연에서는, 시간의 경과를 말해주듯 피었다가 지는 '섬말나리꽃'의 슬픔을 노래했다. 잠시 피었다가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거늘 기다리다 지쳐 해는 저물고 그리움만 사무쳐 긴 한숨으로 남은
      여인의 한 많은 노래는 망부석으로 주저앉고 말았 인생무상이 느껴지는 연이기도 하다

      3연에서 다시 반복법을 써서 돌고 도는 자연의 순환을 노래했다. 봄이 가고 여름 가고 가을이 되어 낙엽지고 설한풍을 문 걸어 잠그고 기다리며 견디어 때를 맞이하듯 다시 봄이 오고 여름 되면 노랑저고리 초록치마 입고 섬을 지키는 파수꾼의 여인으로 다시 얼굴 내민다고 표현해서 생명에 대한 의지 내지는 자연순리의 법칙이 담긴 시로 읽혀진다

      이 <울릉도 섬말나리꽃>이란 시에 곡을 붙여 가곡으로 불려진다 하니, 생동감 넘치고 서민의 정서가 느껴지는 민요조가 연상된다. 반복적으로 “울릉도라 섬말나리꽃 피면 오세요” 라는 대목이 연마다 반복의 효과를 주고 있어 향토정서가 짙게 배어나오고 쉬우면서 누구나 따라 부르기에 좋은 아리랑같이 기억 속에 오래 각인 될 것 같다.  <김삼경 시인>

       

      **서지월시인 작시 '울릉도 섬말나리꽃'은 곧 창작가곡으로 대구예술가곡회에서 작곡 되어
      대구돈뽀스꼬예술대학교 바리톤 박영국교수가 부른다.
      현지인 울릉도에서 울릉도 소재 가곡 공연 무대가 올려질 예정이다
      .

       

      [섬말나리꽃] : 울릉도의 산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키가 1미터 이상이다. 비늘줄기는 알 모양이며, 비늘조각은 성기게 붙고 연한 홍색을 띤다.  줄기는 기둥 모양이며 잎은 줄기 위에 6~7장이 2~3층으로 돌려붙고 줄기 끝에 가까운 작은 잎은 여러 장이 어긋나며 윤기가 난다.  꽃은 밝고 붉은 노랑색으로 6~7월에 피는데, 줄기 끝에 대여섯 송이가 붙고 꽃대는 통통하며 벌어졌고 밑에 잎 모양의 작은 포가 있으며 옆으로 숙인다. 꽃받침은 6장인데, 뒤로 말리고 아랫부분에 자흑색의 반점이 있다. 수술은 길이가 2센티미터 정도이고 꽃밥은 좁고 길며 진한 붉은색이다. 여름의 수림 속에서 수레바퀴 같은 풀잎을 넓게 펼치고 줄기 끝에 피어있는  꽃들은 야성적이고 이색적이며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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