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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문학기행 이태준문학제]신표균 시-'슬픈 뻐꾸기'

아미산월 2008. 10. 26. 07:07

[철원문학기행 이태준문학제]신표균 시-'슬픈 뻐꾸기'

 

슬픈 뻐꾸기


신 표 균


철의 삼각지대
하늘도 보이지 않는 산비탈에 기대어
편지를 씁니다
수취인도 주소도 흐릿한
편지를
오늘도 쓰고 있습니다


녹슨 만년필에
마지막 남은 피 한 방울 묻혀
편지를 씁니다


비목에 조차 차마 새길 수 없는
사랑하는 이름이여


구멍 뚫린 철모 고쳐 쓰고
수통에 남은 한 방울 물
타는 혀끝 적셔
끝내 못 다 부른, 어머니!


가뿐 한숨 한 모금 한 모금
지친 군번 줄에
구슬구슬 사연 엮어
돌무덤 위 차곡차곡 쌓아 놓았습니다


무심한 하늘 잡초에 얼굴 가려
별빛 마져 길 잃고 헤매는 산하
유월의 편지 한 장 전해주지 못한
뻐꾸기는 오늘따라
저리도 슬피 우는가요

 

 

<약력>

▲1942년 경북 상주 출생.  
▲서울신학대학 신학과  수료 . 국제대학 경영학과 졸업.
▲2006년, 만해사상 문예지「유심」대우시인으로 작품 활동.
▲2007년,「심상」신인작품상 시 당선으로 등단.
▲영남프러스 대표.
▲대구문인협회 회원. <사림시> 동인으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