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월시인 한국시선/서지월 민족서정시

[민족서정시]서지월 시-바람불어 좋은날

아미산월 2008. 9. 17. 00:59

[민족서정시]서지월 시-바람불어 좋은날

 

바람불어 좋은날

 


서 지 월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색동저고리 날리는 바람이 분다
어느땐들 우리가 한식구 한솥에
밥 아니 먹고
북채 장구채 골라잡지 않았으리요만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꽃 떨어지기 전에 부는 바람 임 보는 바람
꽃 떨어지고 부는 바람 열매 맺는 바람
백두산의 진달래꽃 피어서 꽃구경 가는 날
으스러진 강물이 땅을 울리고
으깨어진 어깨가 춤을 춘다
이 강산 햇빛 나고 구름 좋은 날
구름 위의 새소리 맑게 뚫리는 날
쓰린 발 쓰리지 않고
저린 손 저리지 않고
목마름도 피맺힘도 한풀꺾인 목숨이라
샘물 퍼내어서 버들잎 띄워 마시고
숨막히는 산고개도 넘어보면 훤한 이마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연지 찍고 분바르고 귀밑머리 날리는
바람이 분다, 소나무 가지 위에.

 

**위 시 <바람불어 좋은 날>은 2008년 대한민국 합창가곡제에
계명대학교 음악대학 임우상교수에 의해 민요조 합창가곡으로 작곡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