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시인협회]<시향만리>(창간호)이은림 시-'피안(彼岸)'외2편
<시-1>
피안(彼岸)
이 은 림
저 집들, 언제 강을 건너 저렇게 무덤처럼 웅크리고 앉았나 아무도 몰래 건너 가버린 저 산들은 어떻게 다시 또 데려오나 젖은 길만 골라 가는 낡은 나룻배가 산과 나무들과 꽃들, 풀밭을 다 실어 나른 건가 남아있던 불빛마저 참방참방 뛰어서 저 편으로 가는구나 환하다, 내가 없는 저곳
<시-2>
병뚜껑에 대하여
이 은 림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걷다가 발끝에 부딪힌 사이다병 뚜껑의 날카로운 울음 듣고 퍼뜩 정신을 차린다 아마도 저것은 잊어버린 몸 찾아 어디론가 떠나는 길이었나 보다 외딴 변두리 쓰레기통에나 쳐박혀 있을 빈병 하나, 그도 어쩌면 낮선 언덕을 굴러오고 있을지 모른다 가만히 멈춰서서 귀 기울여보라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기 위해 해매다니는 반쪽들의 합성 사방에서 우우 몰려오고 찬밥처럼 오도도 떨면서 뱉어낸 가쁜 숨소리 구석구석 널브러지는데 이젠 모두들 익명의 얼굴처럼 돌아서버린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언인가 도대채 무엇을 찾기 위해 이 세상 골목을 굴러다니고 있었던 걸까
<시-3>
손수건
이 은 림
어찌 생각하면 세상은 한 장의 얇은 손수건 흔들리는 바람은 마져 흔들며 쉬 치유할 수 없는 삶의 멀미를 앓는다.
때로 구겨진 몸뚱아리 동글리고 어느 따뜻한 양복 안주머니 안에 앉아서 고만고만한 하늘만 헤아릴 뿐 정사각형의 구도 속에 갇혀 돌아갈 길도 놓쳐버리고
그러나, 다시 펼쳐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한 뼘씩의 영역 그 어디라도 우리 발자국 놓일 곳은 있어 오늘도 정성껏 빨아 넣고 다려야 할 충분한 이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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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73년 경남 양산 출생. 본명 이은영.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6년여성신문사 주최 제7회 ‘여성문학상’ 시 당선. ▲강원일보 주최 김유정문예작품공모 시 당선. ▲부산일보 여성문예상 시 당선. ▲국제신문 여성문학상 시 당선. ▲신라문학대상 시 당선. ▲1997년 제6회 영남일보 신춘문예 영일문학상 시 당선. ▲2001년『작가세계』신인상 시 당선. ▲2006년 첫시집, 『태양중독자(문예중앙 시선)』발간. ▲현재, 대구시인학교 <사림시>동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