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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신문]연변 심예란씨 연변지용문학상 수상

아미산월 2008. 8. 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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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심예란씨 연변지용문학상 수상

 

동북아신문 기자 pys048@hanmail.net

 

[옥천]‘향수(鄕愁)’시인 정지용(鄭芝溶)의 시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중국동포 문학인들이 준비한 ‘제12회 연변지용제’가 오는 9월2일 중국 옌볜자치주 옌지(延吉)시 연변대학 음악홀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정지용의 시문학정신을 중국 동포에게 심어주고 유망한 동포문학인 발굴을 위해 마련 개최됐다.

연변작가협회 주관, 옥천군, 옥천문화원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연변지용문학상 시상과 음악제, 무용제, 노래, 시낭송 등 축하공연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연변작가협회는 현재 연변조선족자치주당위 반공실에 근무하는 심예란(45) 씨의 ‘자전거 수리공’을 올해 연변지용문학상 수상작으로 뽑았다.

심 씨에게는 연변지용문학상 상패와 시집 1000권을 발행해 준다.

한편 이 행사를 축하해 주기 위해 박범수 옥천군 부군수와 이인석 문화원장 등으로 구성된 40명의 방문단은 오는 9월1일부터 6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참가한다.<육종천 기자>

 

2008년 0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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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연변 지용시문학상 수상소감]심예란-'나의 진주목걸이'

 

[2008 연변 지용시문학상 수상소감]

 

나의 진주목걸이

 

 

  심 예 란 (시인)
    
  정지용시인의 존함으로 된「지용시문학상」은 주름만 늘어나는 나의 빈 목에 걸어주는 진주목걸이입니다. 나의 삶의 몸뚱이에는 온통 상처투성이뿐입니다. 그 상처들이 흉하여 가슴에 무덤으로 묻어놓았었습니다. 장장 30여년, 봄이면 삽을 메고 홀로 가토하고 가을이면 낫을 들고 묵묵히 벌초하였습니다. 벌초하다가도 때로는 따스한 무덤을 베고 누워 끝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과 자유로이 노니는 흰구름을 쳐다보곤 하였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무덤. 이젠 품안에 키우던 자식을 새처럼 날려 보내야 할 계절, 멍들었던 추억은 초록을 잃는 낙엽처럼 조금씩 조금씩 아픔을 지우며 무덤뚜껑을 열어 주었습니다.
  무덤속의 상처는 썩어 보이질 않고 묘한 씨앗들이 쌓여있었습니다. 씨앗들이 아득히 눈을 뜨며 호주머니를 뒤져 샛길을 꺼냅니다. 연길 강에 그물을 늘여 잡아온 배길 한 토막이 새벽 수상시장의 매대우에서 펄떡입니다.
  새벽안개에 얼굴을 씻고 콩밭기음 매러 가는 초가집입니다. 아픔을 묶으려다 아픔에 동강난 이마의 주름살입니다. 두만강에 떠내려가는 고무코신을 찾아 몸부림치는 배달여인의 울음입니다.
  가슴에 묻혔던 상흔들이 빚어낸 슬프도록 찬란한 보석들. 이제 새날이 밝으면 물젖은 손 그대로 밭을 갈고 후치질하고 벼가을을 하겠습니다. 그믐밤 깜빡이는 별같이 묵은 덤불을 헤집는 낯선 풀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저의 작품을 선정하여주신 평심위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詩 하나만을 사랑하고 미쳤던 나날, 등불이 되고 험한 길을 헤치며 동행해 주신 詩人 徐芝月선생님께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의 어깨를 다독여 주신 여러 선배, 선생님들과 직장동료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저를 아끼고 챙겨주신 남편과 아들, 모든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십년 동안 문학교사로 계셨던 나의 어머니 박은숙여사께 삼가 이 진주목걸이를 걸어 드립니다.
  그리고, <지용시문학상>에 물심량면으로 후원하여 주신 대한민국 옥천군 그리고 옥천문화원과 한국정지용기념사업회에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2008년 5월 14일 연길에서, 심 예 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