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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학])<대구소재 詩>서지월 시-'尙火詩人을 생각함'

아미산월 2008. 7. 22. 02:45

[대구문학])<대구소재 詩>서지월 시-'尙火詩人을 생각함' 

 

尙火詩人을 생각함

 

 

서 지 월

 

어디로 가셨는가?

흰 동정에 검정두루마기 곱게 입으시고

집을 나가신지 어연 60년!

 

아, 세월은 무상도 하지

처마밑 집 짓던 제비들 손길도 뚝 끊인지 오래

마당가에 감나무만 한 그루

주인 오기를 기다리는지

불어오는 바람결에 이파리 몸놀림이

예사 아니네

 

식솔들마저 집 비운 채

이웃 잔치집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지

해는 남아 있는데

멍멍개도 보이질 않구먼!

 

하, 참!

이런 걸 어떻게 표현해야 되나?

 

주막에 들러 기생들과 노닥거리시나?

그도 그럴 것이 수십 해는 족히 흘렀으니

영영 돌아오시지 않고 딴살림 차려

문패 바꿔 달으셨나?

 

도무지 연락 없으니 말인데

누가 보았다는 사람도 없고

신문에도 이제 영 나오지 않고

수성들에「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그의 詩碑가

길손들 맞고 있을 뿐이라는 풍문도 도는데

 

집 나간 사람들 수두룩해

방랑끼가 그걸 잘 말해주긴 하지만

골목길도 텅 비어 구두소리도 영 들리지 않는구먼!

어찌된 심판인지

 

(2008년 7월 22일 밤, 02시 24분)